(칼럼1443)꿈을 곱게 색칠하라

‘사람의 됨됨이는 그의 꿈으로 알 수 있다’ 원대한 목표 갖고  머무는 곳에서 최선을

2025-03-12     이성범 장로 (충북지방 · 제천동신교회 원로)

누군가 창문을 마구 두드린다. 밖에는 온통 흰 눈으로 세상을 고요히 잠들게 한다. 춘삼월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이다. 참으로 올해는 전에 없이 입춘과 우수가 한참 지난 뒤에도 수은주를 끌어내려 한겨울의 위세를 과감하게 보여주어 봄이 오는 시샘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대지 속에 찬란한 봄의 태동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이거늘.

며칠 전 제천의 면 단위 소규모학교인 송학중학교의 입학식 초대를 받고 참석한 적이 있다. 

그날도 2025학년도 입학생과 재학생을 축복이나 하듯이 하늘에서는 부슬부슬 하얀 눈이 내려 교정에 있는 솔잎에서 때아닌 고운 설화(雪花)를 볼 수 있는 행운도 맛볼 수 있었다. 

복도에서 학생들이 해맑은 웃음으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꿈을 볼 수 있어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이 학교는 한때 폐교 위기를 겪어야만 했던 아픔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온 면민들이 학교살리기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은 물론 학교에서도 지역주민의 성원을 바탕으로 충실한 교육과정 운영 아래 특색있는 다양한 방과후 활동으로 학생들의 잠재력 신장과 각종 장학금 수혜의 폭을 확대하였다.

 특히 오늘 13명의 입학식에서 가슴을 저미어 오게 하는 한 학생이 있어 더욱 주위 분들을 놀라게 했다. 

주인공은 김모 할머니(77살)로 여느 여학생들과 같이 단정한 교복을 입으시고 신입생 대표로 선서하셨다. 얼마나 배움의 갈망이 있으시길래 오늘에 이르렀는지 감히 짐작하고도 남을 만했다. 쉽지 않은 결단에 축복과 찬사를 보내드리고 싶다. 

오늘 입학식에 참석하신 내빈들도 학생들에게 ‘꿈’에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학생들이 큰 꿈을 꾸고 이를 실천하여 이 나라의 주인공이 되어 달라고 하셨다. 

나 또한 중등교육 현장에서 오랫동안 몸 담아 왔던 한사람으로서 축사를 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달라는 주제로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여 자신의 존재가치의 존엄성을 알고 아울러 자신이 설계한 꿈도 반드시 이루어 나갈 수 있다는 자긍심을 가져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이제 오늘을 기점으로 30여 명의 재학생들은 저마다 새로운 자신의 꿈을 설계할 것이며 날마다 정성 들여 이 꿈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게 색칠을 해 나갈 것이다. 

불현듯 ‘내 꿈을 펼쳐라’ 라고, 노래한 최완석 님의 글이 뇌리를 스치곤 한다.

‘누구나/ 꿈이 있고/ 꿈을 향하여 노를 젓는다// 빛나는/ 젊음의 날에/ 큰 꿈을 꾸고 바라보며 도전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것인가?/그보다 위대한 일은// 그 꿈이/ 현실에서 이룰 때까지/내 꿈을 펼쳐라//가는 세월에/흔들리며 포기하지 말고,/ 그 꿈을 향하여 항해하는 인생이여//’

무릇 삶이란 어쩌면 자신이 만든 그림일 것이다. 이 그림이 온전히 준비되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공허한 것이다. 오늘은 준비된 어제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우리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꿈꾸어 왔던 바람직한 삶을 위해 그 꿈을 점검하고 실천하여 그 꿈이 영글어 갈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조금씩 그 꿈을 곱게 색칠을 해 나가야 한다.

그렇다. 꿈은 씨앗이다. 씨앗을 뿌리면 열매가 맺히고 수확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꿈은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파되는 희망의 불씨이며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부디 바라기는 우리학생들이 저마다 원대한 꿈을 가지고 머무르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여 날마다 그 꿈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자신의 꿈을 곱게 색칠하는 삶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오늘따라 일찍이 미국의 사상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가 역설한 ‘사람의 됨됨이는 그가 가지고 있는 꿈으로 알 수 있다’고 정리해 준 그 말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