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머 리노, 아내에게 신장기증…“고통을 희망으로”

“아내와 함께할 수 있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감사헌금 전달

2025-03-02     김준수
드러머 리노와 아내 김미림 씨. (사진=드러머 리노 제공)

2018 평창동계올림픽 라이브사이트 피날레 단독공연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약해온 드러머 리노가 아내를 위해 신장을 기증했다.

리노의 아내는 결혼 당시 언니에게 신장을 기증받아 생활해왔지만, 난임 판정을 받고 3년 반 만에 기적적으로 임신했으나 2022년 겨울, 아이를 사산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못하면서 신장 기능이 다시 소멸되었고, 결국 응급 투석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리노는 주저 없이 신장이식을 결정했다. 비록 혈액형이 달라 염려가 있었지만, 적합성 검사를 통해 기증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받고 아내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할 수 있게 되었다.

리노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나를 지켜주고 기도해준 아내에게 반지 하나 선물하지 못한 마음이 늘 있었는데, 이제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선물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신장 프로포즈’라는 의미를 전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선교여행과 투어를 하며 항상 아내와 함께하고 싶었지만, 투석으로 인해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이 아쉬웠다”며 “이제는 혼자만의 기쁨이 아닌, 아내와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더 많이 볼 수 있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수술을 마친 리노는 앞으로 이루고 싶은 두 가지 꿈을 밝혔다. 첫째는 사산을 경험한 가정을 위해 산후조리와 심적 안정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현재의 제도상, 사산을 겪은 산모는 산후조리원의 혜택을 받기 어려워, 리노 역시 추운 겨울 아내가 아이를 잃고도 제대로 회복할 곳이 없어 힘들어했던 경험을 직접 겪었다. 그는 “이러한 아픔을 겪는 가정을 돕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급성 신부전증으로 투석을 받고 있는 청소년과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전하고, 신장 기증자가 있음에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싶다고 했다.

리노는 “사산과 신장기증을 통해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게 되었다”며 “더 이상 고난은 낙심의 이유가 아니라,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축복이 되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결심의 첫걸음으로 리노와 아내 김미림 씨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감사헌금을 기부하며 나눔을 시작했다. 리노는 “수술 후 회복이 완료되면 투석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때 시각 장애를 겪으며 실명의 위기를 맞고, 발목 수술 후 7년간 재활을 이겨내며 월드아티스트로 자리 잡은 리노는 “고난을 극복했을 때 비로소 다른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며 “나의 삶이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용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