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마음으로 서로 용납하며 대한민국 미래 열어가자”
한교총, ‘3.1운동 제106주년 한국교회 기념예배’ 개최 나라와 민족의 화합, 분열과 갈등 종식 위해 간구
한국교회가 106년 전 이념의 차이를 극복하고 오직 대한민국의 독립만을 소망했던 3.1절을 앞두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며 최근 탄핵정국으로 만연해진 분열과 갈등이 극복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은 2월 23일 한소망교회(최봉규 목사)에서 ‘3.1운동 제106주년 한국교회 기념예배’를 드렸다.
김영걸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의 인도로 시작된 기념예배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와 데이비드 중창단의 특별찬양과 3.1운동의 본거지였던 태화관을 배경으로 한 창작극 ‘별유천지 6호실’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기념사를 전한 이욥 목사(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는 “3.1운동이 일어났던 106년 전에는 지금보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훨씬 더 어려운 시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념이나 종교나 지역을 막론하고 서로 힘을 모았다”며 “이것을 생각하면 지금 우리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우리나라는 분쟁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산다. 하나님께서 우리나라를 긍휼히 여기시도록 기도하자”며 “국론을 통합하고 민생을 살피며 하나님과 국민을 두려워하는 지도자를 주시도록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윤문기 목사(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총회감독)의 기도, 김만수 목사(예수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와 박성국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 총회장)의 성경봉독 후에 전 예장통합 총회장 류영모 목사(한소망교회 원로)가 설교했다.
류 목사는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예루살렘의 성벽을 재건한 느헤미야를 언급하며 민족의 회복을 위한 헌신과 기도가 필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그는 “‘보우’라고 하는 말은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보호하시는 특별한 은혜를 이야기한다. ‘하사’는 내려주신다는 뜻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대한민국을 보호하시는 은혜를 우리에게 내려주신다는 뜻”이라며 “느헤미야는 훼파된 예루살렘의 소식을 듣고 금식하며 통곡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느헤미야의 눈물과 통곡”이라고 말했다.
특별기도 시간에는 한국교회와 정치 지도자들이 이념의 차이를 극복하고 오직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선조들의 애국정신을 계승하는 가운데 분열과 갈등을 넘어 국민들을 섬길 수 있도록 간구했다.
교계 지도자들과 여야 정치인들도 3.1절 제106주년을 맞아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병선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총회장)는 “오늘은 우리의 선진들을 기억하며 하나님 앞에서 이 민족의 진정할 살 길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는 기도의 자리”라며 “3.1운동 정신을 이어받아서 복음으로 나라를 구하는 일에 헌신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영상으로 인사를 전한 이영훈 목사(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도 “신앙의 선조들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구국의 신앙을 실천했다”며 “한국교회가 복음 안에서 하나 되고 희망의 시대를 선포하자”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내적으로 여러 가지 혼란스럽고 갈등이 커져가고 있다.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다”며 “기독 정치인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으로 어렵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역전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위대한 역사로 바꿔놓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교단 문창국 총무와 김종명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사무총장)는 참석자들을 대신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진보와 보수가 화합하는 대한민국을 소망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은 남북의 분열도 가슴 아픈데,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의 대립, 지역과 계층, 세대와 남녀의 부조화로 갈등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갖게 되었다”며 “이에 따른 책임은 한국교회와 지도자들에게 있음을 부인할 수 없으나, 그 가장 큰 책임은 정치 지도자들에게 있음을 지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3.1운동의 정신을 기억하며 온 마음으로 서로 협력하여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야 한다. 우리는 보수와 진보 그 어느 쪽에 속하더라도 함께 살아야 할 하나의 대한민국”이라며 “서로 증오하고 적대시하는 것으로는 평화로운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서로 용납하며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으로 인한 혼란도 조속히 수습되기를 기원했다. 이들은 “한국교회총연합은 극단적 보수와 진보를 지지하지 않으며, 헌법재판소가 법리에 따라 숙고하여 무엇을 결정하든 그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모든 교회는 나라를 위하여 기도하되 권한을 가진 이들이 나라와 국민의 유익을 위해 부끄럽지 않은 결정을 내리도록 기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기념예배를 마무리하며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김영걸 목사, 이욥 목사, 박병선 목사의 선창으로 ‘대한독립 만세’, ‘대한민국 만세’, ‘한국교회 만세’ 구호를 외치고, 애국가를 제창했다. 이어 김국경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선목 총회장)의 축도로 모든 순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