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오개1439) 아브라함이 바라보며
▨… 아브라함이 바라보며 기다린 도성(都城. Polis 히11:16)은 하나님을 믿는 모든 자가 이어받는 영원한 소망이며 가치다. 생존을 위해 계절마다 목초지를 찾아 이주해야 하고 예상할 수 없는 외적의 약탈에 불안한 유목민에게는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싸여 완벽한 안전이 보장되고 치안이 유지되며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폴리스가 이상적인 공동체였으며 공존하는 사회이며 정치였다.
▨…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학』에서 “인간은 본성적으로 ‘폴리스’ 적 동물이다.”라고 한 말이 ‘정치적’ 또는 ‘사회적’이라 번역되는 이유는 고대 도시국가에서 유래한 폴리스의 다중적 의미 때문이다. 그의 윤리적 핵심은 ‘행복’이었고 국가는 인간의 행복을 이루고 유지하는 공동체라야 한다는 뜻으로 “인간은 폴리스를 구성하며 살아가는 동물이다.”라고 하였다.
▨… 철학자는 가정, 도시, 국가 안에서 그 존재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면서 동물과 구별되는 또 하나의 특징을 언어(Logos)라 하였다. 동물은 자신의 좋고 싫음을 소리(phone)로 표현한다. 인간은 무엇이 좋고 해로운지,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를 언어로 표현하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대화가 가능하다. 언어는 본능에 의한 것이 아니다. 분별하기 위해 알고자 하는 마음의 언어, 헤아려 살피고 관심과 연민을 갖게 되는 능력을 말한다.
▨…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철학적 의미에서 정치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이성적(理性的) 대화로 행복한 사회를 이루어 가는 것이다. 그가 살던 마케도니아와 동양의 페르시아는 왕의 뜻이 법이었고 왕국의 번영이 국가의 존립 목적이었다. 그가 아테네로 유학하여 플라톤의 제자로 배우고 다시 세운 정치학과 윤리학은 오늘날까지 철학과 윤리, 정치의 원형으로 이어져 온다. 지금은 기본과 본질로 돌아가야 할 때가 아닐까.
▨… 그리스인들이 이해한 인간(anthropos)의 본질은 위(ana)를 바라보는 얼굴(prosopon)의 존재였다. 아브라함이 소망하였던 도성은 하나님이 예비하신 것(히13:14), 하나님이 설계하시고 하나님이 지으신 것이었기에 하늘을 바라보며 긴 기다림으로 걸으며 살며 기다렸다(히11:10).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혼란과 두려움에 빠지지 말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와 이성적 대화가 가능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