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434) 2024년을 보내며
2024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우리는 이 때에 겸손한 마음으로 믿음을 되새기고 새로운 결단을 내려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지나온 시간들을 솔직하게, 또한 객관적으로 반성하며 회개하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비상계엄과 그로 인한 대통령 탄핵 사태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큰 혼란과 갈등 가운데 있다. 우리는 이 상황 속에서 누군가의 잘잘못을 지적하기에 앞서, 먼저는 기독교인들이 바로 서서 사회를 바로 세우지 못했음을 회개하고 하나님의 자비를 간구해야 한다. 올 한 해도 각계에서는 반성경적 사상과 풍조가 퍼져나갔다. 특히 입법부와 사법부에서는 수많은 반기독교적 악법이 제정되거나 판결이 내려졌다. 그 중에서도 기독교계에 가장 큰 충격을 안겼던 사건 중 하나는, 대법원이 지난 7월 동성 커플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것이었다. 이는 사실상 동성혼 합법화의 길을 연, 반성경적일 뿐 아니라 반헙법적이며 반도덕적인 판결이었다. 나아가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 반기독교 악법들 제정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세계의 대축제가 됐어야 했던 파리올림픽은 끔찍하고 추악한 기독교 조롱과 모욕, 그리고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퍼포먼스들로 얼룩졌다. 이 또한 반기독교와 젠더 이데올로기 등 잘못된 사상에 물들어 최소한의 윤리와 도덕을 상실하면 얼마나 처참하게 추락하고 파괴될 수 있는지 똑똑히 보여 줬다. 한국 기독교계도 이러한 일들을 경종과 반면교사로 삼아, 나라와 민족을 성경적 가치관 위에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줬다.
물론 기독교계는 이 사회에서 가장 앞장서 이 같은 일들을 저지하는 데 힘써 왔지만, 과연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 최선을 다하며 책임을 다했는지, 또한 지혜롭게 전략적으로 임했는지, 그리고 삶으로써 모범이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
낙태 문제도 회개해야 할 부분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생명, 그것도 가장 연약한 생명들을 보호하는 것에 대한 문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는 낙태에 대한 입법 공백 사태가 오랫동안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 낙태 규제 관련 실효 규정은 전무한 상태로,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무제한적으로 낙태가 자행되더라도 처벌 규정이 없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낙태 건수는 연간 무려 수십만에 달한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한없는 은혜를 베푸셨기에, 우리가 감사해야 할 제목도 많았다. 특히 종교개혁 제507주년 기념 주일이었던 10월 27일 오후에는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 등에서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가 개최됐는데, 이 자리에는 현장 110만, 온라인 250만 가량(주최측 추산)이 참석해 대한민국의 거룩성 회복과 악법 저지를 위해 기도했다. 이 예배는 한국교회의 영적 자신감과 자부심을 회복시켜 줬다는 데도 큰 의의가 있었다.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전쟁 등 불안 속에서도 기독교인들이 섬김과 봉사에 앞장서며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은혜였다.
하나님께서 올 한 해도 우리를 지켜주시고, 교회와 가정을 보호하셨다. 우리는 이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우리의 모든 삶을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에 맡기고 2025년 새해를 향해 발을 내디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