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섬김의 아이콘 가나다간판 대표 남충희 장로(천안교회)
불꺼진 십자가 고쳐주다 전국구 봉사팀으로 작은교회 무상수리 등 돕다가 아예 교회에 리모델링팀 꾸려 화성교회-용인 원삼교회 공사 교회학교 28년째 섬겨오기도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형편이 어려워 고치지 못한 작은교회의 불 꺼진 십자가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성결인이 있다. 가나다간판 대표 남충희 장로(천안교회‧사진)다.
남 장로는 벌써 20년 넘게 불 꺼진 교회 십자가를 무상으로 수리해 주는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어두운 밤을 밝히는 교회 십자가는 고장이 나도 너무 높은 곳에 설치되어 있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작은교회는 불 꺼진 십자가를 고칠 엄두를 쉽게 내지 못한다. 출장 수리 비용이 많이 드는 까닭이다.
이런 작은교회의 어려움을 십분 이해하는 남장로는 2005년부터 작은교회의 불 꺼진 십자가를 무상으로 수리해 주는 사역을 시작했다. 처음엔 간판 교체를 의뢰받고 건물 옥상에 올라간 김에 불 꺼진 십자가가 있으면 재주 많은 손으로 뚝딱뚝딱 고쳐주고, 비가 새는 지붕을 간단히 수리해 주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딱한 사정이 있는 교회가 있다면 아무리 멀어도 달려가 도와주며 사역 범위를 넓혀갔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그는 ‘어두운 십자가 불 밝히는 장로’로 소문나기 시작했다.
이후로 남 장로는 20년 넘게 부러진 십자가는 튼튼하게 고정하고, 불이 꺼진 십자가는 밝게 빛나는 LED로 교체해 주는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최소한의 재룟값만 받고, 품삯은 무상으로 재능기부를 하니 그의 방문은 작은교회엔 언제나 기쁜 소식이다.
십자가 불을 밝히는 봉사는 남 장로가 홀로 10년을 개인 사역으로 이어오다, 2014년부터는 천안교회 차원의 나눔 사역으로 지원받게 되어 더욱 활발히 전개됐고, 이후로 봉사의 폭과 영역은 점차 확장됐다.
이젠 십자가 고쳐주는 단계에 그치지 않고, 천안교회 내에 ‘러브하우스’ 수리봉사팀(팀장 남창희 장로)을 꾸려 더 큰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
올여름에는 석달에 걸쳐 러브하우스팀이 예배당 리모델링이 일부만 진행된 상태로 중단되어 있던 화성교회 수리를 마무리 지었다. 봉사자들 모두 생업이 있다 보니 매일 가서 일할 수 없어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화성교회 건물 전체를 깨끗하게 수리해 성도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물론 남 장로가 리모델링 마지막 작업으로 교회 간판과 십자가도 교체해 주었다. 10월엔 용인 원삼교회 외부 벽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본업으로도 바쁜데, 작은교회를 돕는 일 때문에 언제나 눈코 뜰 새 없지만, 남장로가 절대 소흘하지 않는 봉사가 또 있다. 바로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교육사역이다.
남 장로는 교회학교 교사 10년을 거쳐 유아부 부장으로 18년째 섬기고 있다. 특히 그는 주일 오전 9시에 유아부터 고등부까지 함께 예배하는 ‘큐티아이 예배’를 담당하는데 이 사역을 가장 중요한 사역으로 손꼽는다.
남 장로는 “어릴 때 친구 따라 교회에 처음 갔는데, 환대받고 선물도 받았던 게 너무 좋았다. 그때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는 커서 꼭 교회에 다녀야지’라고 마음을 먹었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지금 장로가 된 것도 그때의 기억 때문에 늦게라도 교회에 다니게 된 덕분이다. 어릴 때 교회에서 느낀 체험과 기억은 언젠가 그 사람이 신앙인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다는 걸 직접 체험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남 장로는 교회에 나온 아이들에게는 무조건 선물을 주고 환영하고 기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선물하나를 주더라도 의미를 담아주려 노력하다 쉐마교육까지 생각이 닿게 되었다. 그는 유대인이 자녀에게 성인식 선물로 주는 ‘성경책과 시계, 돈’을 아이들에게 주자고 교사들에게 제안했고. 교사들도 흔쾌히 동의했다. 이 결정은 이후 그의 인생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남 장로는 “큐티아이에서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이들에게 시계를, 고등학교 졸업생들에게 50만원씩 주식계좌를 열어주기로 하고 아이들 손목에 시계를 걸어주었는데, 그 해부터 내 인생에 시계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어린이 양육과 교육을 위해 시계 선물을 시작한 그때, 생각지도 않게 학교에 대형 시계를 설치해달라는 첫 의뢰가 들어온 것이다.
이후 지름 2미터, 3미터 크기의 대형 시계를 학교와 관공서 등 건물 외부에 설치하는 일이 쏟아져 들어왔다. 위성 GPS에 맞춰서 일분일초도 틀리지 않게 설치하는 게 핵심이었다.
“간판업을 하는 사람들은 다 대형 시계 설치는 할 수 있을 텐데 GPS 맞추는걸 못한다더라고요. 그래서 높다랗게 시계를 설치하면 다른 기술자가 와서 시간 맞추는 작업을 따로 해야 하는데 제가 혼자 그걸 다하니깐 일이 몰려들기 시작했어요.”
이 때문에 코로나 시절 모두 힘들다고 할 때도 남 장로는 학교와 관공서, 기업체에 시계를 설치하느라 쉴 틈도 없이 바빴다고 했다. 사람들이 그를 유독 찾는 이유는 특출난 기술 때문이기도 했지만, 하루에 시계를 몇 개를 설치하던 하루 일당만 받으니 가성비가 남다른 점이 큰 장점이었다.
남 장로는 “당시에 코로나로 모든 것이 멈췄던 그때 집중적으로 학교와 관공서, 기업체들이 시설을 정비하느라 시계를 새로 달아달라는 곳이 많았다”며 “그 덕에 십자가에 불 밝히는 봉사도 중단 없이 할 수 있었고, 남몰래 주변에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역도 코로나 여파 없이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금만 욕심부려도 이익을 많이 낼 수 있지만 그는 지금도 혼자 잘사는 것보다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것을 더 선호한다. 나눔의 기쁨이 더 크기 때문이다.
남충희 장로는 “하나님은 정말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일하게 하신다. 모든 일을 계획하시고 선하게 이뤄 내신다”며 “내년이면 장로로는 은퇴하지만, 지금껏 해온 봉사는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