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탄핵 불성립 참담” 한국교회 뿔났다
감리회 시작으로 주요교단 성명 기윤실 “대통령 즉각 하야해야” NCCK “질서있는 퇴진은 위헌적” 크리스천기자협회도 비난 성명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촉발된 ‘12.3 내란 사태’로 인해 나라와 민족에게 닥친 위기의 상황에서 한국교회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김정석)를 시작으로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예장합동·통합, 기장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과 기독교 단체들도 비상계엄과 탄핵안 불성립을 규탄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지난 12월 3일 가장 먼저 긴급성명을 발표한 기독교대한감리회는 “테러 혹은 재난으로 인한 국가의 위기상황이 아닌 상태에서 단지 정치적인 이유로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것에 관해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는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를 지키라고 대통령으로 선출해 준 국민들에 대한 배신행위이며 헌법정신에 반하는 독재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예장합동(총회장 김종혁 목사)도 4일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령은 그 ‘이유’의 진위를 떠나, 국가의 어려운 현실을 깊이 통감하며, 자유와 안정을 바라는 국민의 염려와 걱정을 헤아리지 않을 수 없다”며 “국가의 안위는 모든 국민이 지켜야 할 귀중한 가치다. 한국교회와 우리 총회는 국가를 안정과 화합을 위해 기도와 헌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지난 12월 7일 국회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하면서 투표가 불성립됐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종생 목사, 이하 NCCK)는 9일 “작금의 ‘질서 있는 퇴진’이라는 정치적 해법은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으며, 헌법에 입각하지 않은 어떠한 정치적 해법도 불법이며 또 다른 국정농단”이라며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는 길은 여전히 헌정절차에 의한 즉각 탄핵뿐임을 명확히 밝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국회가 조속히 탄핵 절차를 밟아 헌정질서를 회복하기를 기도하며 행동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박상규 목사) 교회와사회위원회도 “국민을 보호해야 할 현직 대통령이 국가 내란을 일으킨 중대한 범죄를 단죄하여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려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12월 7일 국회의 투표 불성립이라는 어이없는 이유로 좌초되었다. 국정 책임을 지는 여당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민이 일임한 권리를 무기력하게 포기해 버렸다”고 지적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사임과 국민의힘에게 대통령 탄핵 표결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본지를 포함해 한국교회 주요 언론사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회장 송주열 기자)는 지난 12월 9일 ‘12.3 비상계엄 사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기자협회는 “비상계엄과 내란 선동에 앞장선 윤석열 대통령은 아합과 같은 독재자다.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적 비상계엄에 동조하고 탄핵 표결을 거부한 부역자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독재 무리다. 우리들은 한국교회와 국민들에게 진실을 바르게 전달하겠다”며 “우리 기독언론인들은 기독사관으로서 크리스천기자협회 윤리강령에 따라 교회와 사회 앞에 역사적 진실을 알리기 위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목회자 700여 명도 시국기도회를 드리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NCCK 시국회의와 기독교시국행동, 윤석열폭정종식그리스도인모임은 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윤석열 탄핵촉구 시국기도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어떠한 합법적 절차와 명분도 없는 비상 계엄령은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친위 쿠데타이자 내란”이라며 “지난 2년 동안 가난한 이는 더 가난해졌으며 보통의 삶은 빚더미에 올라 헤어 나올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은 이 모든 과거와의 단절이자 평등, 평화의 새로운 시대를 세우는 첫 시작이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