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우리가 언제 돈 있어서 했남유~”
태풍 곤파스 때 마을분들과 성도들의 비닐하우스가 많이 찢기고 철재가 휘어지며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이때 교회도 십자가 네온등이 깨지고, 화장실 지붕이 일부 무너지고, 예배당에 물이 새는 등 피해를 입었기에, 이번 태풍 볼라벤의 위협적인 비바람 속에 걱정하며 지나간 다음날! 예상외로 작은 피해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마을 전체적으로 비닐하우스가 몇 동 파손되고, 오두막이 뒤집히고, 나무가 뽑히고 부러지는 여러 피해를 입었다. 교회도 장독이 깨지고, 나무가 몇 그루 뽑히는 안타까움은 있었지만, 다행히 걱정했던 것만큼 교회와 마을에 큰 피해는 없었다. 그렇게 안도하며 천천히 교회를 정리하려는데, 조용히 일하시는 한 분의 모습이 보였다. 장로님이셨다.
“장로님! 댁은 태풍에 괜찮으세요?”
“예, 괜찮유. 큰 피해 없구먼유!”
“근데 장로님, 장로님 댁도 피해 정리를 하려면 꽤 시간이 걸릴 텐데 집부터 정리하시죠. 교회는 제가 정리해도 괜찮습니다.”
“아뉴, 교회먼저 하구 갈께유. 저희 집은 천천히 해두 돼유!”
그날 오전 내내 장로님과 함께 교회 주변을 정리했다.
우리 교회 장로님들과 성도님들은 참 멋있다. 사회적으로 보면 자랑할 것이 별로 없지만, 그 마음과 섬김만은 최고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주일이면 장로님은 새벽기도를 마치고 조용히 화장실 청소를 하신다.
그런가 하면 맛있는 것, 귀한 것이 있으면 종종 내게 가져다 주신다. 또한, 나의 목회 방향에 적극 동참해 주시고 지원해 주신다. 7년 전 부임한 이래 지금까지 장로님들과 성도님들께서는 내가 하자는 일에 대하여 반대한 적이 없으시다.
구역헌금을 전액 선교비로 사용하고, 재정의 적지 않은 부분을 선교와 나눔에 사용하기로 결정할 때에도 적극 동참해 주셨다. 또한, 일년에 몇 번씩 선교와 나눔을 위해 특별헌금을 하자고 할 때마다 묵묵히 따라와 주셨다.
또 목사님은 공부하셔야 한다고 지극 정성이시다. 작년부터는 대학원 공부를 위해 적지 않은 금액임에도 매학기 등록금을 지원해주고 계신다. 해외에도 다녀오셔야 한다고 터키-그리스 성지순례를 비롯하여, 매년마다 해외에 나가도록 도와주셨다. 그것도 목사님 혼자 나가시면 부부싸움 난다고 항상 아내와 함께 다녀오도록 힘써 주셨다.
현재 장성교회는 16곳의 선교지를 후원한다. 그 정도면 어느 정도 규모 있는 교회 같지만, 솔직히 성도 50여명 모이는 시골의 아담한 교회이다. 교회가 낙후되어 성전건축이 시급하고, 대출받은 대지구입비도 갚아가는 중이다. 재정도 항상 빠듯하다. 그럼에도, 종종 특별헌금을 요청한다. 올해에도 주일학교 아이들을 위한 방방(트렘폴린) 구입을 위해 성도님들이 삼백만원이나 특별헌금을 해주셨다.
“목사님, 내 평생 이렇게 귀한 선물은 처음이네요. 평생 안 잊을께요. 감사해요. 하나님의 큰 축복 받으세요!”
추석을 맞아 우리가 후원하는 선교사님 부모님께 선교사님 이름으로 선물을 보내드렸다. 그 선물을 받고 선교사님 부모님께서 눈물로 전화를 주셨다.
설과 추석 명절에 우리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과 특별히 미자립교회 목회자들, 선교사님들은 더 많이 힘든 시간이다.
나도 4년여 간 미자립교회에서 목회할 때, 제일 힘든 때가 명절 때였다. 아내와 자녀들, 또한 부모님께 자그마한 선물하나도 드리기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그 아픔 때문에, 성도들에게 설과 추석에 항상 우리 교회 주변의 어려운 교회들과 선교지와 어려운 이웃을 위한 특별헌금을 요청하고 정성껏 나누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이번에는 특별히, 지난 9월 2일 주일예배 때 성도들과 아이들에게 ‘추석맞이 사랑나눔헌금’을 16일 주일까지 요청했다. 비록 추석이 한 달이나 남았지만, 이번 추석에 성도님들과 가족들을 위해서 먼저 선물을 사고 돈을 사용하기보다, 우리가 후원하는 주변의 어려운 교회들과 16곳의 선교지와 장성리와 금마면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먼저 특별헌금을 하자고 요청했다. 평상시 오십만원 정도 헌금이 들어왔지만, 이번에는 백만원이 넘는 헌금이 들어왔다.
우리교회 성도님들은 형편이 솔직히 넉넉하지 않다. 항상 가난과의 싸움의 연속이다. 교회재정도 현재 마이너스다(하지만, 매년 결산은 항상 지난 해보다 넘치도록 채워주셨다!). 하지만 우리 장로님들과 성도님들은 항상 말씀하신다.
“우리가 언제 돈 있어서 했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