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1432) 더 나은 민주주의를 향한 절박함
권력을 남용하고 부당하게 행사하면 반드시 하나님 앞에서 책임져야 한다 정의 바로 세우려면 탄핵만이 답이다
2024년 마지막 한 달을 남겨놓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시간이 거꾸로 돌아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마치 교과서에 박제된 이야기인 줄만 알았던 군부독재 시대의 공포가 재현되듯 12월 3일 밤 10시를 넘기며 ‘비상계엄’이 선포되었다. 계엄 선포와 함께 경찰은 국회를 전면 봉쇄했고,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명령을 받은 계엄군은 국회를 침탈했다.
계엄 해제 요구안이 어렵게 본회의장에 들어온 여야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155분간의 ‘비상계엄’은 결국 6시간 만에 막을 내렸다. 그날 그 자리에 무장한 계엄군을 온 몸으로 막아선 깨어있는 시민들과 양심을 지킨 일선 군인과 경찰, 그리고 일부 국회의원들의 노력으로 내란은 실패했다.
1980년 5월 ‘비상계엄’ 이후 45년만의 일이지만, 마치 1979년 12월 12일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 <서울의 봄>이 시공간으로 순간 이동한 것 같았다.
우리 모두는 계엄 발표에 귀를 의심했고, 말도 안되는 일로 잠 못자고 추운 날씨 속에 거리로 나가 주말을 보내야 한다는 것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화가 나는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영화도 소문도 아닌 자유 민주주의 국가라고 철석같이 믿어온 대한민국의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분명한 사실은 대통령이 국가의 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한 12.3 사태는 민주주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려 놓은 것이다. 어렵게 쌓아온 민주주의의 가치가 일순간에 무너졌다. ‘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 조치로 5천만 국민과 지구촌 공동체에게 자유와 민주적 가치가 훼손되는 모습을 실시간 보여주었다.
헌법에 적시된 국가의 정체성과 질서를 수호하고 제반 법률을 지키면서 국민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 공무원으로서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직무이지만 이번 사태에서 대통령은 이를 대놓고 위반했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한 목소리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방식으로 권력을 휘둘러온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에 대한 강력한 퇴진 요구와 함께 법적 절차인 탄핵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탄핵은 단순한 정치적 수단이 아닌 정의와 공정, 그리고 국민의 권리가 보장된 사회를 위한 마지막 보루이다. 따라서 ‘탄핵’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를 정화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를 재건하는 필수적 과정으로 국민들이 탄핵을 외치고 있다. 단지 국정 책임자인 한 사람의 책임만 묻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꿈꾸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탄핵만이 답이다. 그것은 부패와 권력 남용에 대해 책임을 묻는 과정이며,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중요한 단계이다. 성경은 “사람에게 주어진 권력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이라고 가르친다(로마서 13:1). 그렇다면 그 권력을 남용하고 부당하게 사용하는 자는 하나님 앞에서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탄핵은 권력을 남용한 자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고, 불의가 판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첫 걸음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탄핵을 정치적 분열을 초래하는 수단으로 간주할지 모르지만, 그리스도인은 정치적 이념을 넘어서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그리스도인에게 중요한 것은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와 공정을 실현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불의를 멀리하고, 선한 일을 추구하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사회에 불의가 만연한다면, 그것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정의를 세우는 일이야말로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일이다. 정당의 유불리에 따라 판단하지 말고 국민과 국익을 위해 결정해야 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양심과 신앙에 따라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행동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희망의 도래’를 기다리는 대림절 절기! ‘비상계엄’과 같은 권력의 남용이 대통령의 절박함에서 비롯한 것이 ‘비상계엄’ 선포라면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나라의 회복과 실현으로서의 절박함을 가지고 불의한 삶의 자리를 벗어나고자 하는 의식적인 판단과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