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4310 태아 생명 보호 운동 함께하자
최근 마무리된 미국 대선에서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바로 낙태 문제였다. 미국에서는 지난 2022년 6월 연방대법원이 낙태 합법화 판례를 무려 49년 만에 폐기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전면 금지한 것도 아니다. 낙태 금지 권한은 각 주에 달린 것이라고 선언한 것이며, 따라서 각주 시민들의 결단이 너무나 중요해진 것이다. 때문에 그 이후 각 주에서는 낙태와 관련된 입법과 소송 등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것이 이번 미 대선에서 낙태가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이유다.
이로 인해 미 대선에서 각 후보들은 낙태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공약들을 강조했으며, 기독교계 지도자들뿐 아니라 각계 인플루언서들도 치열하게 그에 대한 찬반 논쟁을 벌였다.
반면 안타깝게도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너무나도 저조하다. 더욱이 기독교인들조차 대부분 낙태를 반대하는 견해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적극적으로 표명하지는 않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의 ‘태아생명수호운동’이 이처럼 여유(?)를 부려도 되는 상황인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실상은 오히려 미국보다도 더욱 심각하다. 그것은 바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낙태에 대한 입법 공백 사태가 오랫동안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낙태 규제 관련 실효 규정은 전무한 상태로,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무제한적으로 낙태가 자행되더라도 처벌 규정이 없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9년 형법상 낙태죄 조항인 제269조와 제270조에 대해 헌법불합치를 선고함에 따라, 국회가 2020년 말까지 관련 법을 개정해야 했다. 하지만 국회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기존 법률은 2020년 말 이후 효력을 상실해, 오늘날까지 무려 약 6년 동안이나 그 국면이 유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낙태 건수는 연간 무려 수십만 건에 달한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급기야 몇 달 전에는 ‘임신 9개월(36주차) 낙태 브이로그’가 유튜브에 게시돼 전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다. 자신을 20대 여성이라고 밝힌 해당 유튜버는 ‘총 수술 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2분 35초짜리 영상에서, 자신이 임신 9개월차인 만삭의 상태에서 낙태 시술을 받았다며 그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 유튜브에 올렸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낙태에 반대하며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힘써 온 ‘행동하는프로라이프’가 11월부터 12월까지 낙태법안 개정의 조속한 이행을 위해 집중 행동에 나섰다. 무분별한 낙태 방지에 앞장서는 60여 단체들이 연합한 행동하는프로라이프는 11월 20일 “국가가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이 없는 태아의 생명을 지키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여성과 태아를 모두 보호하기 위한 법안 개정을 조속히 이행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12월까지 집중 행동에 돌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회 주변의 도로를 돌면서 입법을 촉구하는 생명트럭 운행, 프로라이프 단체 성명서 발표, 입법 촉구 쇼츠 영상 발표, 세미나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행동에 부디 보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물심양면으로 동참해 생명을 지키는 일에 힘을 모아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