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오개1430) 2004년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군 교도소에서
▨… 2004년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군 교도소에서 촬영된 미군 헌병들의 수감자 인권 유린 사진이 미국 CBS방송으로 세간에 알려졌을 때 미 육사출신 공수-특수작전부대 장교 이언 피시백(Ian Fishback. 2021.11.19. 사망)은 의미 있는 글을 남겼다. ‘어떤 이는 알카에다의 잔혹함에 비하면 우리의 행위는 별 게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미국의 도덕이 알카에다를 기준으로 삼게 된 것입니까? 미국은 그리고 우리의 행위는 독립선언과 헌법이 명시하고 있듯 보다 높은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roose@hankookilbo.com. 참조)
▨… 반면에 마이클 새비지(Michael Savage)라는 예명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 마이클 앨런 위너(Michael Alan Weiner)는 기독교 신앙과 하나님의 선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일까, 상식선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말을 내뱉었다. “그들 무슬림 전쟁포로들은 인간 이하의 해로운 짐승들이며 그들을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저들을 강제로 기독교인으로 개종시키는 것밖에 없다”라고. (참조: 데이비드 리빙스턴 스미스, 인간이하 )
▨… 주후 1513년 11월 16일 잉카의 황제 아타우알파와 스페인의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페루의 고지대 도시인 카하마르카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다. 아타우알파는 수백만의 백성이 있는 제국에서 다른 인디언과의 전쟁에서 막 승리를 거둔 8만 대군을 거느린 채였고 피사로는 단지 168명(62명의 기마병과 106명의 보병)의 스페인 오합지졸을 이끌고 있었다. 이 만남에서 잉카제국 군은 7000명 이상이 사상당했지만 스페인 군은 단 한 명의 사상자도 없었다.
▨… 그날에 밤이 이르지 않았으면 스페인 군대의 살육전은 잉카의 8만 군대를 모두 결단냈을지도 모를 만큼 잔인하고 일방적이었다. 그 압도적 살육전의 결과를 예견하면서 스페인 군대의 비센테 데 발베르데 수사는 하나님과 스페인 국왕의 이름으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율법에 복종하고 스페인 국왕을 받들 것을 요구하였다. 아타우알파가 복종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수사가 외쳤다. “내가 죄를 사하나니 어서 저 자를 치시오!” (참조: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
▨… 하나님은 사랑이시기에 스스로 자신을 비우사 인간이 되셔서 십자가를 지셨음을 우리는 믿는다. 이 믿음은 강제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믿음의 증언도 허언으로 변하는 것을 우리는 체험한다. 우리 모두가 비인간화의 표적이 될 수도, 아니 주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앞에서 보다 겸손해져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