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는 교회 책임, 신앙 본질은 실천”

 서울신대 ‘디아코니아’ 발표회 “봉사-섬김은 교회 주요 사명  산업화 이후 중요성 점점 떨어져”

2024-11-13     박종언

서울신학대학교 지역목회지원센터(소장 김영인 교수)는 지난 11월 7일 서울신대에서 지역사회, 지역교회와의 연계사업을 위한 디아코니아 수요조사 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강사로 나선 박종찬 목사(그말씀소망이되는교회)는 한국교회가 사회적 신뢰 회복과 공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도구로 디아코니아 사역을 제안했다. 

또 박 목사는 디아코니아 사역의 핵심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개념을 넘어 사회 전체의 문제를 교회의 책임으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말씀을 통해 깨닫게 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디아코니아이며 이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라고 부연했다. 

박 목사는 디아코니아의 신학적 의미와 시기별 변화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교회의 봉사와 섬김은 이미 구약성경에서 “가난한 자와 나그네를 돌보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있었으며, 예수 그리스도 역시 자신을 ‘섬기는 자(디아코노스)’라고 부르며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행위임을 가르쳤다. 이런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한 것이 초대교회이다.

이어 박 목사는 중세 시대 수도원과 봉건사회, 마틴 루터 등으로 이어져온 교회 내 디아코니아의 역사를 설명했다. 박 목사의 설명에 따르면 중세 수도원은 병원과 구빈원(가난한 사람을 돌보는 시설) 등을 운영하며 약자를 도왔으며 봉건 사회에서의 자선은 사회적 안정을 위한 부유층의 과제였다. 특히 영주들은 빈곤층에게 생계를 제공하며 사회적 불안을 해소하고 사회 구조를 유지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도 자선을 개인의 행위가 아닌 공동체 내에서의 공적 책임임을 강조하며 이웃사랑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이렇게 이어져 온 교회 내 디아코니아 사역이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변형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세기 산업화로 인해 지주나 귀족, 공동체의 개인적인 책임에서 제도화된 공적 책임으로 변화되었다”며 “특히 소외 이웃을 향한 봉사와 섬김의 사역에 기독교의 정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고 물질주의적 가치관이 팽배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초기 선교사들의 디아코니아 사역으로 많은 지원을 받은 한국교회 역시 전문성 부족과 재정의 한계, 지속가능성이 떨어지는 과제를 얻게 되었다”며 “이웃 사랑과 섬김이 기독교의 핵심 정신인만큼 이들을 향한 사역은 꼭 이어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개 교회, 특히 작은교회에서 디아코니아 사역을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박 목사는 인식의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왜 이웃을 섬기고 그들에게 봉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먼저 되어야 하고 이후 교회 차원에서 가능한 사역, 예를 들면 바자회나 자원봉사부터 시작하면 된다”며 “이후 지역 복지기관과의 협력과 지역 내 지속 가능한 복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