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같던 구약, MZ 귀에도 쏙쏙
구약학자 차준희 교수 아현교회서 북콘서트 각종 난제 쉽게 풀어줘
아현교회(손제운 목사)가 지난 11월 3일 엘림아트홀에서 ‘제5회 아현북콘서트’를 열었다.
이번 다섯 번째 콘서트에는 구약이 이상해요: 오경 난제 해설 의 저자 차준희 한세대 구약학 교수를 초청해 구약의 난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차 교수는 먼저 창세기에 나오는 ‘돕는 배필’ 속 남녀의 관계를 규명했다. 지금까지 ‘돕는 배필’이라는 표현은 여자가 남자를 도와야 한다는 종속성의 의미라는 해석도 있었지만 차 교수는 “종속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가 동등하고 상호 보완적인 관계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차 교수는 또한 많은 논란을 일으킨 ‘가계에 흐르는 저주’에 대한 성경적인 해답도 제시했다. 그는 “구약 성경에 아버지의 죄를 삼사대 후손에 이르게 하겠다(출 10:5)는 표현이 종종 등장해 한국교회에서 한동안 ‘가계에 저주가 흐른다’는 주장이 나왔다”면서 “벌이라는 것은 죄진 사람이 받아야지, 그 죄와 무관한 자식과 손자들이 받는 것은 하나님의 정의에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그러면서 “아간의 범죄에서 죄 없는 자녀들이 연자로 희생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범죄의 공범자로 받은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며 “성경은 개인의 책임을 넘어서는 가문의 유전적 저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르친다”고 주장했다. 처벌의 대물림은 고대 이스라엘의 사법체계와 구약의 율법, 신명기 법에도 명백하게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차 교수는 구약에 나오는 거룩(성결)에 대한 개념도 해석했다. 그는 “레위기 19장은 거룩한 삶을 종교적 수행과 윤리적 삶이 함께 이루어져야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을 강조한다”면서 “거룩은 하나님과 관계가 깊은 개념으로 깨끗하고 순수하며, 죄와 떨어진 상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웃과의 관계에서 예의와 존중을 지키는 행동으로 나타난다”고 피력했다. 거룩함이란 개인의 내면적 상태가 아니라 대인 관계에서 정의롭고 공평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삶의 공적 태도를 말한다는 것이다.
이어 차 교수는 “하나님의 백성은 마땅히 거룩하게 살아야 되지만 거룩하신 하나님은 성소에서 드리는 경배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성소 밖, 즉 세상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주변의 이웃을 끌어안는 것, 이웃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레위기에서 말하는 원초적 성결”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날 손제운 목사는 “이번 북콘서트는 구약 성경의 난제를 명확하게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면서 “하나님 말씀을 더 깊이 깨닫고 가슴에 새기는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