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부르심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창12:1)
평소와 다를 바 없던 수요예배 중 말씀이 선포되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예수님께서 아브람에게 하신 그 말씀은 저를 찾아와 주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치 제 삶을 새로운 길로 인도하시려는 하나님의 강력한 손길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깨어진 가정에서 자라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그러한 경험들은 삶의 고난을 견디는 힘이 되었지만, 제 내면의 공허함을 채우기엔 여전히 부족했습니다. 이 공허함을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었고, 결국 이른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직업군인의 길을 선택하여 중사로 군 생활을 했지만, 이 길도 제가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업군인으로서의 길을 마무리하고, 전역 후 친척이 운영하던 목장에서 잠시 머물며 일을 도왔습니다. 그곳에서 사촌 형을 통해 듣게 된 예수님 이야기는 저에게 이상하게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습니다.
되돌아보면 그 순간부터 저는 하나님의 준비된 영혼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교회를 나가게 되었고, 새가족반과 청년부, 교육부서를 섬기며 점차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깊이 알고 싶어 제자반과 사역자반에서 깊이 있는 신앙 훈련을 받았습니다. 신앙이 점차 성장하는 것을 느끼며 말씀을 배우는 기쁨이 넘쳤고, 예배를 통해 날마다 새로운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교사님을 초청한 예배에서 그분들의 헌신과 삶이 너무나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 역시 낯선 곳으로 나아가 선교사의 삶을 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현실적인 두려움도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주님께서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는 강력한 말씀을 주셨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이 너무나도 분명했고, 저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결심은 저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신학대학원에 입학하여 선교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 시기에 지금의 아내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고, 결혼까지 4년이라는 긴 기다림과 어려운 시간도 겪었습니다. 그러나 이 고난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저희 부부에게 선교라는 분명한 비전을 심어주셨고, 주님이 원하시는 곳에 우리의 발걸음을 두어야 한다는 확신을 주셨습니다. 결혼 후 가난한 신학생 부부로서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 주셨고, 한숨 섞인 기도마저 흘려듣지 않으시고 응답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시간에 따라 교단의 선교사 훈련원에 입소하게 되었고, 훈련을 받으며 저희 내면의 숨겨진 부분까지 하나님께서 만지시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훈련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 가정의 주인이심을 고백하게 되었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태국이라는 선교지를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곳의 영혼들에게 예수님이 주신 참된 기쁨과 평안을 나누며 함께 누리라는 소명을 주셨습니다.
저희 가정이 선교사로 나아가는 모든 발걸음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러하셨던 것처럼 겸손하게 낮아져 그들을 사랑하며,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겠습니다. 태국에서 정직하고 거룩하게 살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저희 가정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교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동역자가 되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