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초중고선 지금 “아직 백암교회 안다녀?”

목요일마다 초교 ‘와플 유혹’ 7년째 학교앞 전도 일상으로 전교 100명 중 40명이 출석 자발적으로 친구 인도하기도 금요일엔 중고교 ‘물품 유혹’ 시험기간 약봉지에 간식 등 특색있는 이벤트로 전도해 250명 중 54명 수련회 참석 15명 청년도 곳곳 주요사역

2024-11-06     김준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목요일 오후 1시 30분 백암초등학교 학교 앞은 금세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인사로 가득 채워진다. 

백암초 학생들은 백암교회(이호균 목사) 전도팀이 출동하는 목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제는 와플 만들기 달인이 된 교회학교 담당 이승헌 목사의 수제 와플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리필도 가능하다. 맛있는 것을 나누고픈 마음으로 100명 남짓한 전교생이 모두 맛볼 수 있도록 와플 반죽도 넉넉히 준비한다. 

학교에서 불과 200m 거리에 교회가  있고, 7년 전부터 꾸준히 학교 앞 전도를 하다 보니 백암교회를 모르는 학생이 없다. 교회에 다니지 않은 학생이라도 “잘 지냈니? 교회에 꼭 한번 놀러 와!”라고 인사하는 교사들을 어색하기는커녕 익숙한 듯 반갑게 맞아주었다.

교역자와 교사들뿐만 아니라 교회학교 학생들도 학교 앞 전도에 주체적으로 동참한다. 친구들을 전도 부스로 데려올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설 때도 많다. 아동부 회장 김영찬 학생(초6)은 “처음 교문 앞에서 전도할 때는 어려웠는데, 친구들이 하나둘 ‘하나님이 이런 분이구나’를 알아가는 걸 볼 때 뿌듯하다”며 “와플전도를 하면서 친구들이 교회에 나오기 시작하는데, 하나님이 기적을 일으키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그는 초등학교는 물론, 곧 만나게 될 중학교 친구들까지 모두 전도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도 남겼다.

어린 학생부터 담당 교역자와 선생님들까지 전도에 열심인 덕분일까. 백암교회 아동부 출석 인원은 백암초 전교생의 3분의 1이 넘는 40명을 웃돈다. 아동부 예배를 드리면 전교생이 거의 다 모였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백암초 학생들에게 백암교회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잡게 된 배경에는 2016년부터 교회에서 운영 중인 백암지역아동센터의 역할도 컸다. 센터를 다니며 교회 출석에 재미를 붙인 아이들이 부모를 교회로 전도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교회가 자리한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은 인구가 1만여 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고, 한부모·조손가정이나 다문화 배경의 가정들도 많아 놀이공간이나 학원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정작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센터에서는 놀이체육, 연극, 악기(피아노, 칼림바, 플롯) 배우기 등 예체능부터 기초 학습, 영어와 한국어, 독서활동, 미술, 상담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백암면의 유일한 기관이기도 하다.

백암지역아동센터는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도 놀 수 있고, 사교육 부럽지 않은 교육도 이루어지고 있어 늘 자리가 부족해(정원 31명) 대기를 걸고 기다려야 할 정도로 선망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수업을 마치면 성도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저녁 식사도 제공하다 보니 센터에 아이들을 보내려는 부모들이 줄을 서고 있다. 

지난 10월 22일부터 11월 1일에는 센터에서 처음 10명이 영국으로 비전트립을 다녀와 교회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어린이 전도뿐만 아니라 매주 금요일에는 백암초 바로 옆에 위치한 백암중·고등학교 앞에서 전도가 이어진다.  

학생부를 맡은 지 7년째를 맞이한 박수용 전도사를 필두로 학생부 아이들이 학우들에게 매번 특색 있는 전도 물품을 나눠주며 교회로 초청한다. 10월 둘째 주에 진행된 전도에선 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게 내복약이라고 적힌 약봉지에 간식을 담아 전달했다. 이런 꾸준한 전도에 힘입어 지난 여름에 진행된 ‘테무(TEMU) 수련회’에서는 중·고등학교 전교생 250명 중에서 54명이 참여하는 역대급 부흥이 일어났다. 

이렇게 교회학교가 부흥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사역이다. 백암교회는 수련회 때나 예배 후 모임을 할 때 e스포츠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부터 아동부와 학생부 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나 혼자 레벨업’이나 ‘어몽어스’ 게임, 예능 프로그램 ‘크라임씬’을 성경적으로 각색해 재미와 의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냈다.

청년부도 활기차다. 교회학교 사역 곳곳에서 청년들이 교사로 활약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희진 사모가 청년부도 맡아 신앙 지도에 힘쓴 덕분이다. 15명의 청년들이 교사, 아동센터 사회복지사, 돌봄교사까지 백암교회 사역의 주요 요소에 포진해 있다. 또 학생부 아이들도 교회 형, 누나를 따라 자연스럽게 아동부 보조교사로 섬긴다. 학생 때부터 섬김과 헌신을 배우는 것이다.

백암교회는 올해로 창립 94주년을 맞이했다. 이 목사는 “올해 교회 표어가 ‘100년을 향한 비상’이다. 지금처럼 지역을 위한 사역을 잘 감당하면서 다음세대를 세우는 교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