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427) 10.27 연합예배의 의미와 과제

2024-10-30     한국성결신문

종교개혁 제507주년 기념 주일이던 10월 27일 오후,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가 개최됐다. 한국교회의 주요 교단, 연합기관, 교회들이 뜻을 모아 개최한 이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현장 약 110만 명과 온라인 100만 명 이상 참여해 이 나라와 교회의 회복을 위해 기도했다.

이번 연합예배가 한국교회 안팎에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동성결혼 합법화 추진,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비롯한 각종 악법 제정 시도,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 전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그리고 낙태, 마약 및 각종 중독, 강력범죄, 갈등과 분열 등 이 사회의 총체적 위기 앞에, 한국교회가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거룩함을 지키고자 하는 강력한 결의를 보여 줬다는 것이다.

하나님께 부르짖는 것만이 모든 문제의 유일하고도 근본적인 해답이다. 이스라엘과 교회의 역사에서도 믿는 자들이 하나님 앞에 겸비하여 구할 때에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사 기적적 대반전을 일으켜 주신 사례가 허다하다.

또한 일의 성사가 사람이 많고 적음에만 달려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세상에서, 특히 민주주의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모이는 것은 분명 매우 강력한 힘이다. 이번과 같은 대대적인 집회는 국가 지도자들에게 국민들의 진짜 여론을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이었다. 다만 수백만 성도의 간절한 외침과 기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일반 언론들의 행태는 아쉬웠다.

영적 자신감과 자부심을 회복한 것도 큰 의의가 있다. 한국교회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비리와 갈등, 그리고 악화된 이미지 등으로 인해 사회적 비난을 받으며 위축돼 왔다. 그러나 결국 근래 보기 드물었던 대규모로 행사를 치르는 데 성공하면서, 다시금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사분오열돼 있던 한국교회가 모처럼 하나 된 모습을 보여 줬다는 점, 그리고 예배를 전후해 무려 약 200억원을 기부 혹은 기부 약속을 통해 사회 약자들을 위해 섬기는 모습을 보여 준 점 등도 뜻깊었다.

그러나 집회를 얼마나 크게, 얼마나 잘 개최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모습이다. 다시 말해, 집회를 통해 결집된 의지와 힘을 어떻게 잘 이어나가서 교회와 사회에서 선한 열매를 맺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냉정하게 말해, 대형 집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해서 우리를 둘러싼 현실이 당장 바뀌진 않는다. 때문에 한국교회는 하나님 앞에 더욱 기도하고 바로 서야 한다. 모였을 때만, 남들이 볼 때만이 아니라, 기독교인 한 명 한 명이 각자의 자리에서 그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저력을 쌓고 저변을 넓혀, 세상적 힘과 권위가 아니라 진정한 영적 힘과 권위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교회가 집단 이기주의나 혐오에 빠져 있는 것이 전혀 아니며, 진정으로 영혼들을 사랑하고 이 사회의 건강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이처럼 기도하고 헌신하는 것임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 체계적·논리적으로 홍보하고 교육하며 계몽해야 한다. 전문인들을 적극 양성하고, 그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잘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정치와 법률 관련 분야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일들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교회의 연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