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426) 제507주년 종교개혁주일을 맞아

2024-10-23     한국성결신문

세계 기독교계는 마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당 문에 ‘95개조의 반박문’을 게시한 1517년 10월 31일을 기념해 10월의 마지막 주일을 종교개혁주일로 지키고 있다. 종교개혁은 당시 교회의 부정부패를 개혁하는 차원을 넘어 그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를 송두리째 바꿔 놓은 엄청난 사건이었다.

올해 10월 27일은 제507주년 종교개혁주일이다. 종교개혁기념주일을 맞아, 우리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기억하고 찬양하는 것을 넘어, 그로부터 배우고 또한 실천하고자 해야 한다. “교회는 항상 개혁돼야 한다”는 금언과 같이, 종교개혁이 과거의 일회적 사건으로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항상 반복적으로 일어나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우리는 종교개혁의 강령들을 끊임없이 내면화하고 체화하며 삶 속에 드러내야 한다. 

먼저는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의 신앙이다. 종교개혁 당시 가장 큰 문제가 성경에 대한 ‘독점’이었다면, 오늘날 가장 큰 문제는 성경에 대한 ‘무관심’과 ‘절대적 믿음 상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성경에 대한 절대적 믿음 상실 때문에, 성경을 믿는 것이 아니라 이를 자기 가치관에 따라 끼워 맞추려 한다. 성경을 자기계발서나 명언집 정도로 취급하거나, 심지어 동성애와 낙태마저 성경을 이용해 정당화하려는 이들도 있다. 우리는 이러한 잘못된 세태를 경계하며, 성경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고 또 그것을 절대적으로 믿고 실천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성경만이 우리 삶의 궁극적인 권위가 되게 해야 한다.

둘째는 ‘오직 믿음’(Sola Fide), 셋째는 ‘오직 은혜’(Sola Gratia)의 신앙이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의롭다 함을 얻는 것은 우리의 행위나 공로가 아니라 오직 믿음과 은혜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이 종교개혁의, 성경의 신앙이다. 지난해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조사 결과에서는, 국내의 ‘자칭 기독교인’들 중 구원의 확신을 가진 이들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한다. 참으로 심각하고도 부끄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교회 지도자들은 각성하고, 종교개혁기념주일을 맞아 성도들이 올바른 신앙 위에 바로 설 수 있도록 더욱 힘써 교육해야 할 것이다. 넷째는 ‘오직 그리스도’(Solus Christus),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는 신앙이다. 우리는 종교다원주의나 혼합주의와 같은 잘못된 가르침을 배격하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만을 굳게 붙들어야 한다.

다섯째는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이다. 우리 삶의 모든 초점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데 맞춰져 있어야 한다. 세상의 부귀와 영화, 유흥과 쾌락 따위에 한눈팔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이 되게 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도 철저히 믿음과 은혜와 성경으로 돌아가는 개혁을 통해, 세상에 희망과 빛을 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또한 매년 10월 31일 할로윈(핼러윈)을 기념하는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데, 그 문화 속에는 기독교인으로서는 용납하기 어려운 과도한 상업성과 선정성, 그리고 심지어 이교적 요소까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교회도 할로윈 논쟁을 외면해선 안 되며, 더욱 바른 신앙을 위해 고민하고 답을 제시하는 계기를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