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정 마친 로잔 “지구촌을 복음으로”
“박해 받는 교회 위한 기도 등 예언자적 목소리 계속 낼 것” 문준경 전도사 순교 등 조명 한-일교회 ‘화해-용서의 성찬’
‘2024 제4차 서울-인천 로잔대회’가 일주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9월 22~28일 열린 이번 대회에서 세계교회 앞에 놓인 시급한 선교 이슈들을 두고 쉴 새 없는 토론과 논의가 진행됐다.
9월 24일 저녁집회에서는 로잔운동 50주년을 기념했다. 마이클 오 국제로잔운동 총재는 “로잔운동은 주님의 뜻대로 가장 신선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세계교회를 향해 전략적 협력을 촉진하는 예언자적 목소리를 계속 낼 것”이라 말했다.
25일 오전에는 사도행전을 본문으로 ‘핍박과 성찰’을 다루고 저녁집회에서 북한교회를 포함해 핍박과 박해를 받는 세계교회들을 위해 기도했다.
이란과 페르시아권 교회 리더인 파르시드 파티 목사는 “2010년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로잔대회에 참석하고 귀국한 지 65일 만에 기독교 사역으로 인해 체포되어 5년간 감옥에서 보내야만 했다”면서도 “사랑의 가장 큰 표현은 깊은 고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를 얼마나 깊이 사랑하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그 사람을 위해 얼마나 고통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저녁집회에선 김병연 교수(서울대)가 ‘북한 사람들의 고난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김 교수는 “남한의 많은 교회들이 탈북민을 위한 사역을 펼치고 있고, 형제자매이자 가장 약하고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과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기도를 부탁했다.
140년의 한국교회 신앙 여정을 성경에서 기념과 기억을 상징하는 길갈의 열두 돌로 표현한 ‘한국교회의 밤’ 공연도 펼쳐졌다. 공연을 본 대회 참가자들은 한국교회의 부흥의 역사와 함께 성장에서 얻은 그림자까지 균형 있게 소개했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26일 저녁집회를 수놓은 한국교회의 밤은 1막 ‘부흥’, 2막 ‘선교지에서 선교국으로’, 3막 ‘길 위의 한국교회’로 구성됐다. 우리 교단 전 총회장 한기채 목사를 비롯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들과 선교단체 대표가 나서 한국교회의 주요 사건들과 인물들을 조명했다.
이 시간에는 길선주 목사의 ‘밧줄’를 시작으로 존 로스 선교사의 ‘예수셩교젼셔’, 아펜젤러 선교사의 ‘막사발’, 독립만세운동의 ‘태극기’, 손양원 목사의 ‘감사헌금 봉투’, 문준경 전도사의 ‘깨진 항아리’, 월남 피난민들이 세운 ‘천막’, 복음화 운동의 ‘슬로건’,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이 손수 쓴 ‘쪽복음’, ‘로잔 로고’, ‘인도네시아 왐본어 성경’이 소개됐다.
이날 한기채 목사는 “문준경 전도사는 성결교회 순회 전도사로 122개 섬을 다니며 전도했다. 가난한 섬 주민들과 삶을 나누며 그들을 섬기다가 북한군이 들이닥치자 피난을 거부하고 성도들과 순교했다”며 “이 깨진 항아리는 문준경 전도사의 기도 터에서 나왔다. 섬을 돌며 산파 역할까지 겸했던 그분의 유품이다. 이 항아리는 그분이 산고의 고통으로 잉태한 수많은 영혼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문준경 전도사가 뿌린 복음의 씨앗은 신안군 전체로 퍼져, 신안군 1,004개 섬에 100여 곳의 교회가 세워졌고, 신안군은 오늘날 기독교인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 됐다”며 “그분의 복음전도는 전쟁 가운데 이뤄낸 놀라운 선교적 성취였다”고 문준경 전도사의 신앙과 순교의 의미를 설명했다.
마지막 날 28일에는 모든 참가자들이 로잔대회 협업 행동 서약서를 작성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는 사명을 계속해서 감당할 것을 결단했다.
대회 마지막 순서는 한국과 일본교회를 대표해 이재훈 목사와 구라사와 박사의 인도로 성찬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 모두가 함께 떡과 잔을 나누며, 죄를 용서하고 화해를 선포하는 예수님을 찬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