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오개1422)목회현장에서 은퇴한지
▨… 목회현장에서 은퇴한지 10년이 훨씬 넘은 노(老)목사님께서 이런 질문에는 어떤 대답을 마련할 수 있느냐며 문자를 주셨다. “폐암에서 간으로 전이되어 작은 암들이 다섯 개 정도가 더 생겼다”는 진단결과를 통보받은 어느 권사님이 자신의 병세를 냉철하게 분석하다가 “암 표적 치료제 타그리소까지도 내성이 생겨 효과가 없게 되었다”는 통보에 ‘… 그렇다면 의학적으로는 제 생명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물었더니 ‘육개월’이라는 답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 노목사님은 이 권사님의 신앙고백 − “살고 죽는 게 하나님 손에 있음을 믿을 진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죽을 고비에서 내 손을 놓지 아니 하시고 여기까지 인도해 주셨는데 그 믿음으로 항암약 다 끊고 하늘의 뜻에 순종하려고 합니다.” − 앞에서 어떤 권면을 해야 하는지 일러달라고 하셨다. 아울러 “이 육개월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해야 잘 쓰는 것일까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어떤 답이 성결인 목사다운 답이 될 수 있는가를 물으셨다.
▨… 참으로 답을 찾기 난감한 질문들이어서 애오개 독자들에게 답을 구하고자 매우 사적인 내용이지만 용서를 구하며 지면에 밝힌다. 그렇다. 신유(神癒)의 문제는 교단의 신학이 그 적용범위를 명확히 밝혔다. 신유는 그리스도 속죄의 일부로 그리스도의 속죄는 영혼의 죄뿐만 아니라 육체의 질병까지도 구한다는 것이 우리 교단의 이해이다.(성결교회와 역사연구소, 신유 참조) 그러나 아무리 믿음의 결단이라고 하더라도 의학적으로는 육개월 남은 생명이 모든 약을 끊는다는데 당황스럽지 않을 목회자가 있을까.
▨… 우리 교단에는 자신의 육신에 암이 발생했다는 진단이 떨어지자 그 암 발생조차 하나님의 뜻이라면 순종하겠노라고 마지막까지 의학적 치료를 사양하고 오직 기도로 암에 맞서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목사님이 계셨다. 감히 범인은 흉내조차 내기 힘든 모습이었다. 이 목사님의 삶이 남은 ‘육개월의 삶’의 지침이 될 수 있을까.
▨…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인간이 느끼는 최악의 통증을 버텨내며 절뚝이면서도 주저앉지 않고 누군가의 희망의 조각이 되길 바라는 사람 CRPS(복합부위통증증후군) 7년차 환자 김소민이 증언했다.( 여기, 저 살아있어요 ) “주여 소민이의 병든 몸을 지금 고쳐 주소서 모든 병을 고쳐 주마 주 약속하셨네 내가 지금 굳게 믿고 주님 앞에 구하오니 주여 크신 권능으로 곧 고쳐 주소서 아멘”(찬송가 471장 개사) 신유는 하나님의 사랑임을 확인하는 찬양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