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에 빨리 움직이는가

(삼상 15:10~12)

2024-09-25     한국성임건혁 목사 (서울강동지방·잠실효성교회)결신문

사울 왕을 향한 하나님의 후회와 이로 인한 사무엘의 기도, 그리고 사무엘이 하나님의 말씀을 들고 사울 왕을 찾아간 것을 전하고 있는 말씀이다. 아말렉을 진멸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사울 왕이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말씀에서 사울 왕과 사무엘을 비교해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특별히 무엇에 빠르게 행동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이것을 생각하며 돌아볼 수 있다. 

곧 사울 왕은 자기를 드러내며 높이는 일에 빨랐다. 사실 아말렉과의 싸움에서의 승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울 왕에게 아말렉을 진멸하라고 명령하셨고, 이것은 곧 하나님께서 승리를 주신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기념비는 마땅히 하나님을 위해 세워야 했다. 

그런데 사울 왕은 자기를 위해 기념비를 세웠고, 그것도 아침 일찍 일어나 찾아간 사무엘을 만나지 못할 만큼 빠르게 세우고 길갈로 내려갔다. 이처럼 사울 왕은 자기 의를 드러내고 자기의 공로를 나타내는 일에 빨랐다.

사무엘도 기념비를 세운 적이 있다. 젊은 시절 미스바를 침략한 블레셋을 물리치고 승리하여 기념비를 세웠는데, 그 이름을 ‘에벤에셀’,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고 고백하며 세웠다(삼상 7:12). 사울 왕과 달리 사무엘은 그 승리가 하나님께서 주신 승리임을 놓치지 않았다. 그의 관심은 오직 하나님의 승리를 드러내며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에 있었다. 

오늘 말씀에서도 사무엘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명을 위한 일에 빠르게 움직였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사울왕을 만나려고 찾아갔는데, 선지자로서 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함이었다. 곧 사무엘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한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근심하여 온 밤을 부르짖어 기도했다. 당연히 선지자로서 그 나라와 백성을 위해, 또 사울 왕을 위해 기도하지 않았겠는가? 

사무엘의 관심은 선지자로서 주어진 사명에 있었고, 따라서 그 나라와 그 백성에 그 마음이 있었으며, 그렇기에 사울 왕을 세운 것을 후회한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온 밤을 부르짖어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기도했기에 사울 왕에게 전할 수 있는 말씀을 들어 가질 수 있었고, 또 이 말씀을 전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사울 왕을 찾아갔던 것이다. 

이런 사울 왕과 사무엘을 비교해 보며, 오늘 우리는 무슨 일에 빠른지, 무슨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또 힘을 다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돈 버는 일도 빨라야 하고, 자녀 교육도 빨라야 한다. 가정을 평안히 세우는 일도, 건강을 지키는 일도, 사업장과 일터를 든든하게 세우는 일도 빨라야 한다. 내가 목표로 하는 일과 소망하는 꿈, 이것을 이루는 일도 빨라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빨라야 하는 것이 복음을 전하며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며 주님의 교회를 세우기 위해 헌신하고 충성하는 것,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며 영혼을 돌보는 하나님의 종으로 불러주셨으니 그 사명을 감당하는 일에 무엇보다 빨라야 하지 않겠는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 그만큼 우리를 향한 사랑에 빠르셨던 하나님을 기억하며, 우리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에 무엇보다 빨라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