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1421)신앙 본질 일깨우는 순교자주일

그들의 희생은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살아있는 신앙의 증거가 되고 있으며 우리에게도 크나큰 도전으로 다가와

2024-09-11     한국성찬용 목사 (총회 역사편찬위원장 · 청파교회)성결신문

2024년 9월 22일, 우리는 교단 순교자주일을 맞이합니다. 

이날은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우리의 신앙적 뿌리와 신앙 선배들이 남긴 희생의 흔적을 되새기며 그들의 믿음을 본받고자 하는 의미가 담긴 날입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지난 세기 동안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어려운 역사적 상황 속에서 수많은 순교자를 배출하였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내놓았으며, 이러한 순교자들의 헌신은 오늘날 우리 교단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강경교회의 이야기는 우리의 신앙적 각성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신사참배를 강요받던 시절, 어린 학생들까지도 신앙을 지키기 위해 결연히 맞섰던 사건은 당시 한국교회의 용기와 신앙적 순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어린 학생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철저한 신앙으로 그들의 삶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며, 신사참배 거부 운동에 앞장섰습니다. 이로 인해 그들은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가족과 사회로부터 심한 압박을 받았지만, 그들의 용기는 이후 한국교회 전체에 깊은 영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근,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6.25 전쟁 시기 북한 인민군 등에 의해 충남 논산 병촌성결교회 교인 54명이 학살된 사건의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은 한국교회 역사 속에서 오랜 기간 은폐되었으나, 이제서야 그들의 희생이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병촌교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66명의 순교 기념탑을 세워, 그들의 신앙적 헌신을 기리고 있습니다. 이 기념탑은 단순히 과거의 아픔을 되새기는 장소가 아니라, 그들의 순교 정신을 오늘날 우리의 신앙 속에 새겨 넣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두암교회는 23명의 순교자를 배출한 교회로 그 순교의 역사는 우리에게 참된 믿음이 무엇인지를 묵상하게 합니다. 북한 공산군이 교회를 폐쇄하고 예배와 기도를 금지했을 때 두암교회의 성도들은 그 명령에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칼과 죽창, 몽둥이 등으로 잔혹하게 죽음을 당했으며, 결국 교회와 성도들의 집은 불타버렸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희생은 오늘날에도 신앙의 순수함을 지키기 위한 성결교회의 정신을 이어가게 하는 중요한 유산이 되고 있습니다.

임자진리교회는 48명의 순교자를 낳은 교회로서, 그들은 공산당원들의 잔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용서의 정신을 실천하였습니다. 이 교회에는 ‘용서하라’라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문구가 아니라, 그들이 실제로 적대자들에게 실천했던 용서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입니다. 이 기념비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고 있습니다. 

특히 문준경 전도사님의 삶과 순교는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녀는 남도의 수많은 섬들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그녀의 복음에 대한 열정과 헌신으로 수많은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사역은 단순한 복음 전파를 뛰어넘어,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역사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인물들을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훈련시키는 일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문준경 전도사님은 자신을 ‘복음의 씨암탉’으로 묘사하며, 공산당에 의해 순교하기까지 그 사명을 다했습니다. 

이 모든 순교자들은 죽음 앞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신앙은 흔들림 없이 반석 위에 서 있었습니다. 

그들의 희생은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살아있는 신앙의 증거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큰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순교자주일을 맞이하며 이들의 삶을 기리고,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신앙의 순결함과 헌신을 본받아야 합니다.

순교자 주일을 맞아, 또한 이들의 삶과 죽음을 깊이 묵상하고, 그들의 신앙적 유산을 우리의 삶 속에 되새기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들의 희생은 오늘날 우리에게 신앙의 본질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소중한 교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