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420)추석 맞아, 고향교회들에 힘 주자

2024-09-04     한국성결신문

어느덧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올해도 창조의 섭리대로 변함없이 가을이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도 벌써 코앞에 다가왔다. 많은 사람들이 매번 반복되는 교통체증도 마다하지 않고 그리운 고향을 향해, 그리고 짧은 해후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시 삶의 현장을 향해 ‘민족의 대이동’을 시작할 것이다.

이번 추석은 9월 17일(화)이며, 연휴는 그 이전 주말을 포함해 5일이고, 목요일과 금요일 연차를 사용한다면 총 9일이나 된다. ‘주일성수’를 소중히 여기는 기독교인들은 자연히 주일을 기준으로 연휴 일정을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15일 주일 아침 본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뒤, 그날 오후 혹은 다음날 오전부터 고향을 오갈 계획을 가진 이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선택지가 있다. 바로 미래목회포럼이 20년째 진행 중인 ’명절 고향교회 방문 캠페인’이다. 설과 추석 명절마다 고향을 찾는 성도들이 ‘고향교회를 방문’하여 예배를 드림으로써, 고향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을 격려하자는 내용이다. 구체적 실천사항도 마련돼 있다. 먼저 도시 교회에서는 주보나 신문에 ‘고향교회 방문’ 취지를 설명해 교인들의 동참을 유도하고, 귀성 교인들은 고향교회 예배에 참석해 감사헌금 및 목회자에 감사선물을 할 수 있다. 예배 참석이 여의치 못할 경우, 평일에 목회자를 찾아가 감사를 전할 수도 있다. 

미래목회포럼 임원진도 올해 추석에 앞서 지난 8월 29일 경북 영주 베다니교회(담임 박명현 목사)를 방문했다. 이 교회는 본지 황승영 국장의 모(母)교회이면서, 지역 장애인들을 헌신적으로 섬기고 있는 곳이다.

미래목회포럼은 고향교회 살리기 프로젝트로 △고향교회 목사님, 우리가 듣겠습니다 △고향교회 목사님, 우리가 함께합니다 △고향교회 목사님, 사랑합니다 등 3가지 주제로도 농어촌 교회 목회자들을 섬기고 있다.

시골 교회는 우리 신앙의 ‘모판’이자 ‘뿌리’와도 같은 곳이다. 그러나 산업화와 도시화로 사람들은 농·어촌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더 큰 도시로 끊임없이 이동했다. 자연스럽게 성도들도 고향에서 도시로 이동, 시골(고향) 교회에는 사람이 부족하게 됐다. 지금 농어촌 교회에서는 ‘교회학교’ 자체가 없는 곳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더욱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농어촌 지역은 점차 인구가 소멸되고 있고,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령층은 빈곤율이 높으며, 자연히 그곳의 목회자들은 최저 임금에 못 미치는 사례비를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상황에서 고향교회의 목회자들이 갖는 좌절감과 박탈감은 엄청날 것이다.

당연히 본 교회에서 꾸준히 신앙생활을 하며 담당 목회자에게 일관된 신앙 지도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적어도 명절에만이라도 이러한 캠페인을 통해 고향(시골) 교회들을 돌아보고 서로의 사정을 공유하며 서로 섬기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다. 고향교회의 예배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앞서 언급된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나 기도를 통해 고향교회에 마음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절대 의무는 아니다. 그러나 명절을 계기로 이 같이 서로를 위해 조금씩 더 돌아보고 배려하며 기도해 주는 문화가 확산된다면, 이는 한국교회 전체가 활력을 얻고 건강해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