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은 전도보다 선교대상 아닐까?
개인주의 속에서도 주님 찾는 다음세대 그들만의 기독교 문화 세워갈 수 있게 교회는 선교적 사명 바르게 감당해내야
지난 봄, 다음세대입니다 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세대 간의 단절 아래 MZ세대에게 개인주의와 과학기술 만능주의라는 꼬리표가 달리는 현실에서, 그들을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 마음에 공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교사세미나를 통해 다음세대를 소개하고, 청소년 청년을 대상으로 말씀을 전할 기회를 얻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만남은 우리 교회 청년들과의 독서모임이었다. 이 책을 20대인 다음세대 당사자가 읽으면, 위로받고 공감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어른들이 만들어준 세상의 치열한 경쟁이 버겁고 힘들어요”라는 말을 기대했다. 그러나 청년들은 다른 이야기를 해주었다.
“요즘 애들 정말 이상해요.”
이 말을 한 청년의 청소년 시절을 담당 목회자로 가까이서 봤던 터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오랜 시간 함께 신앙생활을 해온 터라 편안하게 솔직한 마음을 나눠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내 눈에는 여전히 ‘요즘 애’인 이 청년이 중고등부 교사가 되어 세대 차이를 겪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기원전 1700년 수메르의 점토판에도 요즘 애들을 향해 철 좀 들라는 말이 담겨 있다고 하니, 다음세대를 보며 혀를 차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다. 그러나 요즘의 변화는 더 빠른 것 같다. 같은 나라에서 같은 언어를 쓰고 살면서도, 동일문화를 공유하고 살아간다고 할 수 없을 정도다.
동일 문화권에서는 전도를 하고, 타문화권에서는 선교를 한다는 일반적인 용례를 따라 생각해본다면, 다음세대는 더 이상 교육의 대상이 아니다. 이들은 선교의 대상이 되며, 이들이 살아가는 땅은 선교지이다. 단순히 청소년 복음화율이 3%에 불과하기에 그들을 선교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다. 교회 안에 있는 다음세대도 살아가는 문화가 다르기에 기성 크리스천들과는 다른 선교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
선교는 언제나 토착문화와 만나 반응한다. 선교지의 익숙한 토양 아래에서 복음의 씨앗이 내려서 아름다운 교회가 생겨난다.
그 과정에서 나쁜 문화는 배설물로 여기기도 하지만, 배설물은 좋은 비료가 되기도 한다. 다음세대가 그들만의 기독교 문화를 세워갈 수 있도록, 교회는 선교적 사명을 잘 감당해내야 될 것이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 보면 어떨까? 동물행동학자 최재천 교수는 “알면 사랑한다”고 말한다. 자연과 인간 사회를 연구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던데, 하물며 사람은 어떨까? 우리에게 주어진 한 영혼, 한 영혼을 사랑으로 만나면 그들의 진심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올 여름은 무더위 속에서도 제법 시원했던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팬데믹의 영향 없이 성경학교, 수련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되었고, 크고 작은 연합캠프가 열렸다. 위축되었던 다음세대를 향한 열정이 다시금 활기를 띄는 느낌이다. 어두운 세상 속에서도, 말씀을 붙잡고 성령의 역사를 사모하며 뜨겁게 예배하는 청소년, 청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열정이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개인주의와 과학기술 만능주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을 찾는 다음세대가 있다. 절대적인 숫자는 줄었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예수 믿는 요즘 애들’이 분명히 있다. 어른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보며 비판할 때, 그 세상 속에서 여전히 적응하며 살아가야 할 이들이다. ‘MZ 크리스천’들에게 봄이 찾아오기를. 이를 위해서는 어른들의 따듯한 응원과 격려가 계속해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