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결신문을 기다리는 독자•

8,200km를 날아온 감동

2024-07-24     이경태 목사 (밴쿠버 예닮교회)

8,200km, 서울에서 밴쿠버까지의 거리다. 비행기로도 10시간이 넘는 이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고국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따스한 신문이 있다. 바로 한국성결신문이다. 한 달에 두 번, 우편함을 열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성결신문은 그 어떤 택배보다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이번에는 어떤 반가운 소식들이 있을까?’ 기대에 부풀어 성결신문을 펼친다. 여지없이 눈길을 머물게 하는 소식들로 가득하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은사님들, 철부지 전도사를 조건 없이 사랑해주신 목사님들,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던 반가운 분들이 눈에 띈다. 풍성한 사역 소식과 사진을 접할 때마다 학창시절의 추억에 포근하다. 교단을 자랑스럽게 여길만한 수많은 이야기보따리가 가득하다. 

성결가족들의 아름답고 기쁜 소식들, 각종 세미나와 컨퍼런스 광고들, 각 선교지와 모교의 소식들을 접하며 이민교회의 복잡한 짐을 잠시 내려놓는다. 기사를 읽으며 비록 들리지는 않겠지만 ‘아멘, 할렐루야! 자랑스럽습니다. 파이팅 하십시오.’라는 격려가 절로 나온다. 신문이 펼쳐진 시간만큼은 잠시 고국과 고향을 방문하는 듯하다. 물론 항상 기쁘고 가슴 벅찬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론 안타까운 소식에 아픈 마음으로 기도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음 호를 기다리게 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모든 일들을 합력하여 선으로 만드셨다는 기사가 실릴 것이기 때문이다. 

성결신문은 이민목회자인 내가 누구인지를 상기시킨다. 성결인으로서, 성결교회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을 일깨워주고 영성의 뿌리를 되새기게 한다. 

고국을 떠난 지 20년이 넘었다. 이민교회 특성상 고국과 교단을 잊을 만도 하다. 그럼에도 성결신문은 내가 누구인지 잊지 말 것을 당부한다. 단체 사진 속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아는 얼굴들을 찾아본다. 머리가 백발이 되셨음에도 여전히 신실하게 자리를 지키고 헌신하시는 분들을 발견할 때 감동이 밀려온다. 

세월이 지나 장로님과 권사님, 그리고 목회자가 되어 섬기시는 모습에 울컥해진다. 고국의 향기를 그대로 담아 정성스레 배송되는 한국성결신문 덕분에 바쁜 이민목회 가운데서도 성결교회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을 놓치지 않는다. 오늘도 그 어디선가 성결가족의 삶을 아름답게 기록할 하나님의 역사가 기대된다. 신문을 덮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호를 기다리는 나는 성결교회 목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