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415) 너무 흔해진 ‘밧세바 신드롬’
권력과 재물은 모두 하나님이 주신 것인데 “잘 하려다 실수한 것” “주님 사랑으로 용서” 교회 안의 비리나 추문은 덮고 눈감아준다
언젠가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안내자에게 다윗성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물어보았고 함께 가자고 했다. 인가가 거의 보이지 않는 곳이 되었지만 다윗이 어느 봄날, 긴 낮잠을 자고 해가 지는 시점에 왕궁을 거닐던 그곳이 어디쯤 있었을까? 그리고 어느 집 아래 뒤뜰에서 목욕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견딜 수 없는 정욕이 일어났을까? 부하를 시켜 알아보게 하였고, 같은 유다 지파 사람인 것을 알게 되었다. 엘리암의 딸이었고, 엘리암은 다윗의 30인 특별부대원으로 다윗의 왕권을 확립하는데 공을 세운 사람이었다(삼하 23:34). 엘리암의 아버지는 아히도벨이다(삼하 23:34). 아히도벨은 다윗이 왕이 되는 일에 오랫동안 공을 세워 온 충성스러운 사람이었다. 밧세바의 남편 우리아는 히타이트 족속 출신이지만, 귀화해 온 사람으로 다윗의 충성스러운 군인이었다. 다윗이 전혀 모를리 없는 사람들인데 불구하고 자신의 성욕을 채우는 도구로 사용했다.
사실 집안에 목욕시설이 없었던 것도 아닐 것인데 왜 해질녁에 밖에서 목욕을 하였을까? 밧세바는 어떠한 반항도 하지 않았을까? 강력한 권력을 가진 왕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당한 일일까? 이 일은 단순히 40대와 20대의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다. 단순한 불륜 사건으로만, 성폭력 사건으로만 치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간의 욕망이 권력의 옷을 입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구조적인 폭력이며, 반인륜적인 사건이며, 하나님의 법을 망가트린 사건이었다. 성경은 분명하게 그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삼하 12장1~4절에서 보면 “…부자가 자기에게 온 행인을 위하여 자기의 양과 소를 아껴 잡지 아니하고 가난한 사람의 양 새끼를 뺴앗아다가 자기에게 온 사람을 위하여 잡았나이다 하니”라고 하고 있다. 그때 다윗은 5절에서 이렇게 대답을 한다. “…이 일을 행한 그 사람은 마땅히 죽을 자라” 다윗은 이웃의 행복과 인격과 정조와 미래를 완전히 빼앗아갔다. 이들을 보호하라고 양치기에서 왕으로 세워 주었는데 강도가 되어버렸다.
하나님은 선지자 나단을 통해서 분명히 말씀하셨다. 10절 “이제 네가 나를 업신 여기고…” 14절 “이 일로 말미암아 여호와의 원수가 크게 비방할 거리를 얻게 하였으니 당신이 낳은 아이가 반드시 죽으리이다 하고” 다윗의 이런 범죄는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온 선교적 사명을 막아버리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권력자들의 이런 생각은 그저 일순간의 일탈이었을지 모르지만, 이것이 나라를 무너뜨리는 작은 구멍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다윗은 온 힘을 다하여 회개를 하였다(시51). 그러나 혹독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다. 왕권을 찬탈 당하는 일이 아들로 인하여 이루어졌으며 아들들에 위해 아버지의 후처들이 성폭행을 당하기도 하였다. 다윗의 집안의 죄악의 뿌리들이 드러나게 되었다. 그런데 역대기에는 이런 기록이 나와있지 않다. 그러나 사무엘하에서는 기록하고 있다. 후세의 백성이나 왕들이 다윗의 길로 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자 하는 하나님의 뜻일 것이다. 정확하게 회개하는 것만이 하나님의 은혜를 회복하는 길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혹시 밧세바 신드롬(Bathsheba Syndrome)란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는가? 교회 안에서 이상하리만큼 너무 쉽게 묻혀버리고 있다. 잘하려고 하다가 실수한 일로, 하나님의 사랑으로 용서하자라는 말로 말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보라. 미래를 위해서 덮고 나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 것인가? 이상하게도 밧세바 신드롬에 걸린 사람들의 이런 주장들이 잘 먹혀들어 간다는 것이다. 힘을 가진 사람들이 교단의 재정을 수십억을 축내도, 성적 스캔들이 있어도, 권력을 남용하여 법을 어기고 남용을 해도 끼리끼리 덮어주는 교회 문화가 되어버렸다.
다윗의 아들 압살롬이 반역했을 때, 밧세바의 할아버지 아히도벨은 다윗의 친구이자 뛰어난 참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압살롬 편을 들었다. 왜 그는 배신을 하였을까? 혹시 믿었던 친구가 손녀의 가정을 풍비박산 내었던 까닭은 아니었을까? 역사는 기억하는 것이라고 했던가? 역대기보다 사무엘서가 먼저 기록이 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힘이 집중되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밧세바 신드롬의 현상이 계속하여 일어나고 있다. 권력이나 부나 힘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기에 절대로 사유화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일깨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