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하루 10명… 응답하라, 한국교회
창간 34주년 기획 1인 세대 1000만, 전체의 42% ‘외로움’ 사회문제로 대두 속 홀몸 중 20%는 고독사 위험 “교회의 반찬 나눔 등이 대책”
1인 세대의 증가가 가파르다. 2024년 4월 기준으로 전국 1인 세대 수는 1002만 1413세대로 전체 2400만 2008세대 중 41.8%를 차지했다. 지난 20년 사이 1인 세대 비중은 2배 넘게 증가했고, 매년 평균 7만 세대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라는 인구구조의 변화로 1인 세대가 급증하는 상황에 따른 목회 방향과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생명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인 이유로 1인 세대가 된 이들에게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 외로움의 문제다.
실제로 여성가족부 ‘2023 가족실태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중 24.6%가 ‘문제나 걱정거리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 할 사람이 없다’고 응답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2024 한국교회 트렌드 조사’에서도 개신교인 46.2%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고, 1인 가구(58.8%), 2인 가구(37.5%), 3인 이상 가구(46.5%)로 나타나 혼자 사는 개신교인이 외로움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었다.
외로움은 개인이 쉽사리 해결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런 현대인들에게 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고 돌봐주는 ‘관계 돌봄’은 교회의 장기 중 하나다. 소그룹이나 구역, 목장, 각종 모임 등 모이기에 힘써 왔던 교회의 장점을 긍정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사회적 관계가 좁아지고 단절로까지 이어지게 되면서 고독사 문제도 점차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2 고독사 예방 실태 연구조사’에 따르면, 2021년에 고독사로 사망한 수는 3,378명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8.8%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하루에 10건, 사망자 100명 중 1명꼴로 고독사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전제 고독사 중 자살 비율은 17.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독사 위험가구를 살펴본 결과, 고위험군에 속하는 경우는 2.6%, 중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는 19.8%, 저위험군 56.4%, 위험군에 속하지 않는 경우는 21.2%로 나타났다. 1인 가구 5명 중 1명은 사회적 고립으로 홀로 삶을 마감하는 고독사 위험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청년들의 고립·은둔 문제도 고독생·고독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국 19~39세 고립·은둔 경험이 있는 청년만을 대상으로 실시된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삶에 대한 만족도는 3.7점으로 전체 청년 평균(6.7점)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응답자의 75.4%가 자살을 생각했고, 이 중 26.7%가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고립·은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살 생각과 시도 비율도 점차 증가했다. 지난 2주 동안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 친구나 지인과의 교류가 ‘없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16.8%, 28.7%로 일반 청년(각각 1.5%, 0.9%)에 비해 현저히 높은 편이었다.
곽혜원 교수(21세기교회와신학포럼 대표)는 “이제 교회의 역할과 사명은 개인적 내면의 돌봄은 물론, 사회적 차원에서의 치유 사역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독사 방지를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본지가 1404호에서 소개한 대흥동종교협의회의 쪽방촌과 홀몸노인을 위한 밥퍼사역, 노인대학 등을 비롯해 신촌교회(박노훈 목사)가 20여년째 지속해 오고 있는 홀몸 어르신들을 위한 반찬 나눔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hy(한국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와 협력해 이웃들의 안부를 묻는 사례, 지역 사회복지관과 함께 매달 첫째 주 토요일마다 형편이 어려운 지역주민들에게 짜장면을 배달하는 사례도 있다.
(사)오픈도어 박민선 이사장은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고독사 위험에 노출된 이들을 찾기가 쉽지 않지만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서로를 돌볼 수 있는 커뮤니티를 교회에서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고독사 문제 대응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