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411) 여름 행사를 은혜롭고 안전하게
여름은 영적 성장과 성숙의 계절이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여름, 특히 방학과 휴가 기간에 맞춰 성경학교, 수련회, 비전트립, 봉사활동 등을 마련하며, 여름을 앞둔 지금은 이를 위한 계획과 준비로 한창 분주할 때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몇 년 동안 제대로 된 대면 행사를 열지 못하고 위축돼 있었던, 또한 그로 인해 교인 수 감소와 성장 동력 상실에 빠졌던 교회들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기도하며 여름의 대부흥을 꿈꾸고 있다.
물론 이 같은 행사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경 말씀에 충실한 프로그램들일 것이다. 그러나 과도한 열심 때문에 자칫 간과되기 쉬운 부분이 있다. 바로 ‘안전’이다. 이러한 행사 혹은 선교여행을 하면 대이동을 하기에, 각종 전염병과 안전사고의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 그럼에도 아직도 많은 교회들이 안전 대책 수립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교회 행사의 안전 대책은 출발 전 기도가 전부”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사고는 방심할 때 찾아온다. 그리고 그러한 사태는 피해 당사자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만약 교인 혹은 교회 지도자의 불찰 내지 잘못으로 사건이 발생했다면, 온 교회가 큰 분란에 빠질 수 있다. 엄청난 사회적 비난도 쏟아질 수 있다. 교회 행사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사고·질병 등이 발생하는 것은 매우 덕이 되지 않는다. 세월호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안전과 보건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불안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지금, 교회는 적극적으로 안전 문제에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거나 무조건 “은혜로”를 외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회의 지도자들과 일선 사역자들, 그리고 모든 성도들이 제대로 된 안전 의식으로 무장하고 매뉴얼을 잘 지켜나가야 한다. 이동수단과 강당 및 숙소 등의 적정 수용 인원을 파악하고 그것을 준수하며, 항상 비상시의 대처 요령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응급 상황에 대비한 의약품과 의료 키트 등을 준비하고, 모든 참가자의 의료 정보를 사전에 체크해야 한다. 또한 행사 장소 주변의 병원 정보들도 확보해 둬야 한다. 참가자들이 손 씻기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지도하고, 일정 중 물놀이가 있을 때는 반드시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하도록 하며 구조요원도 배치해야 한다.
교통사고를 대비해 일정을 무리하게 짜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이동 시 모든 참가자들이 안전벨트를 착용하도록 하고, 운전자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또한 일기예보도 잘 확인하고, 악천후 시 실외에서의 일정은 아쉽더라도 취소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안전 의식은 어쩌다 한 번 큰 행사를 치를 때만이 아니라, 평상시에 늘 갖추고 있어야 한다. 당장 매주 주일예배만 해도 수많은 인원이 한 공간에 밀집하게 되지 않는가. 그러한 때에 비상 사태가 발생하면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주요 사역자들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성도들이 잘 훈련돼 있어야 한다.
안전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려면, 당연히 번거롭고 불편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결국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또한 주님께서 맡기신 귀한 한 생명 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