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1410) ‘총대’들이 쏘아올린 작은 공

 118년차 총회선 묵은 숙제들을 해결하고 ‘다음세대 부담금’ 등 희망의 빛도 보여져

2024-06-12     박상종 목사 (경남지방·방주교회)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은 조세희 작가가 지은 연작 소설로 난쟁이 가족의 비참한 생활과 그로 인하여 초래된 절망적인 현실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열두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당한 1970년대 도시 빈민들의 삶을 우화적으로 전개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이 나온 후 ‘난쏘공’이라는 말로 줄여서 표현하는데 그것은 일종의 관용어가 되었다. 사회적 억압과 불평등의 현실,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 사회적 비판과 고발을 말할 때 난쏘공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 책은 사회적 불평등, 경제적 억압, 정치적 부패 등 다양한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비판하고 고발한다. 이러한 비판적 시각을 통해 현대 사회와 그 구조적 문제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한국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게 하고 고쳐 나가게 하는 작은 동기를 제공한 작품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 118년차 총회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같다고 말하고 싶다. 그동안 분명히 교단 내에 문제가 많았지만 쉬쉬하고 드러내지 못했던 총회의 고쳐져야 할 여러 가지 문제들을 드러내고 어떤 부분은 고쳐졌기 때문이다. 또한 그 어떤 총회보다 민주적이고, 총회 대의원들의 의사 표현을 분명하게 할 수 있었던 총회였다. 

대의원들은 교단의 현안에 대해 모두 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회의장을 빠져나가지 않고 피곤한 가운데서도 진지하게 토론에 참여하고 투표에 참여하였다. 우리 교단이 진정 성결한 교단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한 총회였다는 점에서 이번 총회가 난쏘공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총회를 유튜브로 실시간 지켜보던 어떤 장로님은 “아! 우리 교단의 어른들이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통해 어른다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고 말했다. 진지하게 서로의 의견을 말하고 민주적으로 결정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보다 훨씬 성숙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더 희망적인 것은 다음 세대 부흥을 위한 세례교인 1인당 1000원을 부과하자는 안건이 상정되었을 때 누구도 '아니오' 라고 반대하지 않고 만장일치로 가결되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우리 교단이 현재 한국 교회에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심각하게 줄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부흥에 기꺼이 헌신하고 동참하려는 의지를 보여 준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작은 변화를 통해 교단에 희망의 빛을 보았다. 

이번 총회를 통해 하나님은 아직 우리 교단에 희망을 품고 계시고, 점점 쇠퇴해 가는 한국 교회를 개혁하고 부흥시키고자 하는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창문 사이로 비춰지는 아침 햇살처럼 그 작은 빛들이 우리 교단에 비치게 되면 우리 성결교단은 이 나라와 세계에 성결의 빛을 환하게 비추는 교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