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만 떠맡았던 다음세대 신앙교육, 부모도 함께”

가정이 교회만큼 중요. 목회 현장이자 교육 현장으로서 가정은 절대적으로 중요해! 다음세대에 신앙계승 하려면 부모를 통한 전도 밖에 대안이 없다. 양육 패러다임 전환 교육부서와 가정의 협력 교사부모가 함께하는 양육 주중 전일의 양육으로 확대 위기 상황 시 흩어져도 유지 함께하는교회 이동명 목사의 ‘이음 사역’ 가정 협력 늘리면서 주중 매일 양육 팬데믹 같은 위기 닥쳐도 대응 가능 “청소년 복음화율 4%시대 고민 산물” 부모가 나서면 가정단위 전도 쉬울듯

2024-05-29     김준수

코로나로 교회학교 부서 구분 의미 없어져
한국교회 다음세대 사역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부모와 가정을 신앙교육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 세우고,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일반적인 다음세대 신앙교육은 해당 교육 부서가 전담하거나 교사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예배당에서 유아·유치·청소년부별로 나눠 교육한다는 당연한 상식이 무너지게 됐다.

충주 함께하는교회(이동명 목사)는 이런 상황에서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4년을 원년으로 삼고 교회 사역의 방향과 구조를 ‘헤리티지 플러스(이음 사역)’으로 전환할 준비를 마쳤다. 부모세대에게 믿음의 유산을 강화시키고, 부모로 하여금 자녀세대에게 신앙을 전수하자는 것으로, ‘자녀-교육부서(교사)-교회’로 진행돼 온 다음세대 신앙교육을 ‘자녀-가정(부모)-교육부서(교사)-교회’ 체계로 전환하고, 자녀의 성장에 맞춘 생애주기별 목장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동명 목사는 “코로나 시기 예배당이나 카페에 가지 못해 서로 모이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집에서 가족들이 모이고 생활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며 “교회의 기초 단위를 구역이나 셀, 소그룹, 가정교회로 정의해 온 것을 이제는 ‘가정’으로 바꿔야 한다. 가정은 교회가 되기 위해 이미 준비된 공동체이고, 교회가 되는 곳”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가정은 초대교회에서부터 신앙교육과 전수가 이뤄지는 가장 기초적인 단위였다. 이 목사는 “교회사적으로도 신앙의 박해를 받고 곳곳으로 흩어질 때도 결코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 가족이다. 아무리 쪼개도 쪼개질 수 없는 것이 가족”이라며 “가정에서 목회를 해야 한다면 누가 해야 하겠나? 바로 부모다. 교회는 부모가 가정에서 목회를 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시켜주는 일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연령대나 지역별로 했던 목장 편성을 자녀들의 생애주기에 맞게 편성하려고 한다. 자녀들의 연령대가 비슷하면 자녀들을 양육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나 신앙적인 고민들도 유사하다”며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을 같은 신앙 공동체에서 자녀들의 문제를 공유하고 부모들의 문제도 같이 공유하게 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교회에서는 교육 관련 전문가 성도들을 모아 부모가 자녀의 발달 단계에 따른 적절한 정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위원회도 새로 조직했다.

특히 교육부서 전면 위탁에서 교육부서와 가정의 협력을 강화하고, 교사 중심의 양육에서 교사와 부모가 함께하는 양육, 주일 하루 동안 1~2시간만 이뤄지는 양육이 아닌 주중 전일 양육으로의 전환, 예배당에서 모여야만 가능한 양육에서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이 발생해 설사 흩어지게 되더라도 양육할 수 있는 환경 유지가 가능한 패러다임 변화도 이음 사역이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교역자들은 온·오프라인 ‘홈 코칭’을 통해 부모들에게 가정에서 예배와 공과를 인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부모는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고 자녀들과 삶을 나누고 말씀을 묵상하는 ‘홈 블레싱’을 진행한다.

 

‘목장 중심의 가정’서 ‘가정에 기초한 교회’로
2030년이면 교회 설립 50주년을 맞는 함께하는교회는 ‘PEACE 2030 비전’을 세우고 △가정에 기초한 교회 △성서적 가정 만들기 △가난한 사람의 이웃 되기 △기독교 대항문화 배양해 평화세상만들기 △신앙의 다음세대 교육 등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에 ‘목장 중심의 가정’에서 ‘가정에 기초한 교회’로 변화된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목회 현장으로서의 ‘가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음 사역으로 교회의 체질을 개선하려는 이 목사의 결단에 성도들도 적극 호응했다. 2019년부터 BCM을 도입했던 함께하는교회는 중생·성결·신유·재림의 사중복음을 목회 철학과 교회의 부서 조직 등에 적용한 교회로도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자신의 목회 철학도 “사중복음을 현장에서 구현해 내는 것”이라고 말한 이 목사는 교인들이 BCM으로 훈련된 덕분에 이음 사역의 핵심인 생애주기별 목장으로의 전환도 어색해하지 않았다고 했다. BCM에 바탕을 두고 전교인수련회와 온세대예배 등의 사역을 꾸준히 지속해 온 점도 수월하게 변화를 받아들이게 했다.

이 목사가 이음 사역으로의 전환을 결단한 계기는 현재의 다음세대가 교회의 주역으로 활동할 시점에도 ‘과연 교회가 생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스스로 쉽사리 답하거나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12년 전인 2012년 한국대학생선교회의 발표에서도 드러나듯이 청소년 복음화율은 3.8%로 미전도 종족을 구분하는 기준인 5% 미만에도 못 미치고 있다. 

또 신앙고백서 및 교리문답서 집필위원장을 지내고, 팬데믹 기간 동안 총회 교육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성결교단의 신앙전수와 관련한 정책을 고민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기회가 주어졌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 

이 목사는 “전도도 해야 하고, 다음세대에게 신앙을 계승해야 하는데, 문제는 패러다임이다. 제가 발견한 건 다음세대는 부모를 통한 전도밖에 대안이 없다는 것”이라며 “당연하지만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앞으로 교회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부모가 가정에서 목회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가 다음세대 신앙계승에 전면에 나서게 될 때, 관계 전도를 넘어 가정 단위의 전도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함께하는교회는 다음세대 교육을 위한 전용 공간인 로고스캠프2에서 가정별로 자녀의 친구를 초청해 파자마데이를 열거나 교회의 재정 지원으로 자녀의 친구 가정과 함께 캠핑을 가기도 한다.

이 목사는 “부모부터 자녀들까지 같은 본문으로 설교하도록 안내하는 BCM은 굉장히 선구적인 교재였고, 성결교회가 계승해야 할 신앙의 유산은 헌법 서문만 봐도 분명히 알 수 있다”며 “설사 교회당과 교회 조직이 해체되더라도 끝까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 신앙공동체로서의 가정이다. 성결교단의 미래를 위해 다음세대 신앙계승의 주체로 부모를 세우는 일에 교단이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