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1408) 자녀들과 ‘진짜 대화’를 하라
싱그러운 5월, 가정의 달에 가장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부모님들은 무엇보다도 자녀의 마음을 읽어 자녀로 하여금 웃음꽃을 피우게 해야 한다.
우리 자녀들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한다. 자기 생각을 말할 기회를 충분히 제공받기를 원한다. 누군가 자기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공부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보고 느끼고 겪는 작은 일들을 나눌 사람을 원한다. 자녀들은 기회만 있으면 자신이 겪은 것, 관심이 있는 것 생각하는 것을 끊임없이 말한다, 그런데 들어주는 이가 없고, 정성껏 대꾸할 사람이 없으면 말할 기분이 나지 않는다. 일상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반응 즉 진실하고 적절한 반응이다. 말하는 능력은 일상의 무수한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꽤 오래전의 일이다. 내가 일선의 모 중학교 교장으로 근무할 때 학부모 총회가 있어 많은 학부모님이 학교에 오셨다. 그때 부모님과 자녀의 대화의 중요성에 대하여 간곡히 말씀드린 적이 있다. 왜냐하면 부모님과 자녀의 대화를 통하여 부모님은 자녀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자녀 또한 부모님의 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가족의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의 자격과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서로에 대한 관심은 사랑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부모들에게 부탁드린 말씀이 있다. 자녀의 말을 끝까지 정성껏 들어주고 자녀가 말할 때마다 추임새를 넣어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십사하고 말이다. 그러면 자녀들은 신이 나서 자신의 생각을 자신 있고 조리 있게 시간이 지나면 더 잘 말할 수 있게 된다고 말이다.
남들과의 대화 기술인 스피치 또한 작은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지는 법이다. 그래서 혹자는 일반적인 행사가 있을 때면 미리 작성한 원고를 가족들 앞에 시범적으로 보여준 다음에 실제 연단에 선다고 한다. 그러면 가족들이 가감 없이 장단점을 지적해 주어 다시 퇴고하고 수정하여 연단에 서면 자신감도 생기고 만족감도 높아진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남들 앞에 서서 연습을 하면 남들은 가족처럼 진솔하게 장단점에 대하여 말씀드리기가 그리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족구성원 간의 대화는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한 적이 있다.
그날도 학부모님의 회의를 마치고 교장실에서 임원진들과 차를 나눈 적이 있다. 그래서 한 어머니한테 “요즘 자녀와 대화 자주 나누세요?” 하고 물으니 “자주는 못 나누고요. 가끔 나눠요.” “죄송하지만 대화 내용은 주로 어떤 거예요?” “그야 뭐, 학교생활은 어떠냐? 필요한 것 있냐? 공부는 잘되느냐? 등등을 물어보지요.” 이 말씀을 듣고 나서 잠시 머리가 멍해졌다. 아니 이것이 자녀와의 대화라는 것인가? 이것은 한쪽의 일방적인 질문이지 결코 대화는 아닌데 하고 말이다. 그러니까 자녀들이 부모님과 대화를 꺼린다.
그렇다. 자녀들은 오늘도 부모님과 진짜 대화를 원한다. 그들의 일상 문제, 삶의 문제를 두고 진지하게 대화를 하고 싶어 한다. 자녀들에게 말할 기회를 자주 제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님 또한 사전의 대화기술과 대화 주제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자녀들이 진솔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매우 중요하다.
대화가 막힌 가정의 자녀가 토론을 잘하는 경우는 그리 쉽지 않다. 가정에서 대화는 자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면서 자녀들에게는 사고를 조직적으로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거실을 가족 간의 진짜 대화의 공간으로 만들어 자녀의 웃음꽃 피는 가정으로 만들면 어떨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