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구권 중심 선교, 지역토착교회 만들기”
아시아-아프리카 등 20개국 선교지도자들 태국서 모여 “선교사 개인역량 의존 말고 성령 인도 따르자” 공동결의문
세계 선교는 분명한 변화를 겪고 있다. 1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미국과 유럽 즉, ‘서구 중심 선교’에서 이제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 비서구권의 다수 국가를 중심으로 한 뚜렷한 변화를 보인다. 선교의 주체가 교회와 센터, 병원 등 건물을 세우던 방식에서 선교 전략도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선교해야 할 것인지, 비서구권 선교 지도자들이 모여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했다.
아시아, 아랍, 아프리카, 라틴계 기독교 모임을 뜻하는 코알라(Christ Over Africa, Asia, Arab and Latin America, 이하 코알라) 모임이 최근 태국 방콕에서 진행됐다. 2박 3일에 다채로운 토론 끝에 합의한 결의문에서 참석자들은 비서구권 교회가 걸어야 새로운 선교의 방향을 제시했다.
COALA 모임은 지난해 열린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에서 세계 선교의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데 공감한 한국교회가 선교방향을 어떻게 바꿔야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그만큼 여러 국가 선교 전문가들이 모였다. 20개국 38명의 비서구운동의 주요 지도자들이 참여해 비서구 선교운동의 새로운 선교 발전안을 모색하고, 새로운 선교 운동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번 COALA 국제회의는 ‘서구 중심 선교 방식에서 비서구 중심의 선교 전략으로 전환하자’는 뜻의 ‘From Christendom Missions to Polycentric Missions’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세계 기독교 시대의 도래는 앤드루 윌스(Andrew Walls) 등 학자들을 통해 이미 오래전부터 이야기되어왔다. 비서구 기독교인의 인구는 이미 세계 기독교의 67%를 넘어섰다. 비서구 교회 선교사의 숫자가 서구 선교사 숫자를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비서구 선교운동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연합을 이루고 글로벌 선교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건 쉽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이를 현실화한 첫 모임이었다. 글로벌 사우스 선교의 실제적 세력인 한국 KWMA, 남미 COMIBAM, 아시아 화인 IAA, 인도 IMA, 싱가포르 SCGM, 인도네시아 ALUSIA 등이 모여 연합하고 글로벌 선교의 나아갈 방향을 비서구 교회가 최초로 천명한 대회이다. 코알라2의 성명의 채택은 비서구 선교운동의 최초의 실제적 연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번 대회는 글로벌 선교가 서구 중심의 기독교 왕국(Christendom) 모델에서 진정한 다중심 중심(Polycentric)의 선교로의 변화하는 것을, 초점을 맞추어 진행했다. 이번 모임의 주요 결과 중 하나는 공동의 결의문을 채택한 것이다.
이 결의문은 세계 기독교 시대에 현지인 중심의 선교, 현지교회와 교단을 존중하는 선교, 글로벌 선교의 협력의 중요성을 제시하는 내용이다. 특히 선교사 개인 위주의 활동을 지양하고, 선교사들이 ‘성령’에 힘입어 선교해야 한다는 본질도 강조하고 있다. 재정과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선교하자는 즉, 선교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다.
구체적인 내용은 먼저 글로벌선교의 지형이 ‘다수세계((Majority World):아프리카, 아시아, Latin America & 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로 변하고 있음을 재확인하고, 다수세계 교회의 세계선교 참여를 권고한다.
△선교사와 지역교회의 참여 높이기 △선교의 목표를 자치와 자양, 자전, 자신학화를 특징으로 하는 지역토착 교회 건설로 정하기 △선교사는 가능한 한 지역 교회와 협력해 절대로 고립되지 않고, 기존 교단이나 현지 교회 네트워크의 일부가 되기 △선교사들은 항상 자신들이 일하는 지역의 교회와 단체에 책임감 갖기 △선교사들은 자신들을 생명을 출산하는 어머니가 아니라, 생명 출산을 돕는 산파로 생각하고, 지역 교회를 존중하기 △ 복음의 가장 효과적인 증인은 현지 신자들과 지역 교회이므로, 교회의 성장을 위해 책임감과 주도권을 갖도록 독려하기, △돈에 경각심을 갖고, 현지 사역자들의 생활 수준이 지역 평균보다 높거나, 지역 교회가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재정적 부담을 주는 프로젝트 피하기 등을 실천 사항으로 제시했다. 또 연합 및 파트너십과 다중임 선교시대에서, 진정한 파트너십은 반드시 모든 교회들 사이에서 발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결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비서구 선교지도자들은 향후 코알라 3차 대회 개최와 비서구 선교운동의 계속된 협력과 발전에도 동의했다. 3차 대회는 남미 COMIBAM 주최로 개최될 예정이며, 남미 교회에서 글로벌 선교가 나아갈 방향을 제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