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이 대세? 목회자 80% “결혼은 주의 섭리”

목데연 “생육-번성하라고 하신 창세기 속의 명령 순종의 의미 교회는 가정 중요성 가르치고 부모 자녀간 존중 등 강조를”

2024-05-15     김준수

1인 세대 1000만명 시대를 맞이한 지금 결혼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2022년 0.78명으로 처음 0.7명대에 진입한 가운데 올해 합계출산율은 0.68명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배경에는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 

실제 최근 각종 통계에서 미혼 여성의 절반(52%)이 결혼 의지나 계획이 없었으며, 가임기 국민 4명 중 3명(74%)이 ‘비혼 출산’에 동의했다. 또 20대 청년의 42%는 ‘결혼생활에 대한 계약서가 필요하다’고 응답해 전통적인 결혼관의 변화가 감지됐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결혼을 통해 행복감을 성취할 수 있다’(89%), ‘부모는 자녀를 키우며 정신적으로 성장한다’(92%)에 동의해 ‘결혼과 출산을 통한 가정의 가치’를 여전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 이하 목데연)는 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 5월 7일 ‘한국인의 가족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주요 통계자료인 인구보건복지협회 ‘제1차 국민인구행태 조사’, 여성가족부 ‘2023 가족실태 조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 3월 26일 가임기 연령대(20~44세)를 대상으로 결혼 및 출산 관련 행태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제1차 국민인구행태 조사’를 발표했다. ‘결혼을 통해 성취할 수 있는 가치’ 4가지를 제시하고 이에 대해 성취 정도를 물은 결과, ‘관계적 안정’(90%)과 ‘전반적 행복감’(89%)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가장 높았다. ‘사회적 안정’은 79%, ‘경제적 여유’는 72%로 나타났다.

결혼에 대한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진술문인 ‘결혼은 구시대적 제도이다’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물은 결과 가임기 인구 29%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특히 미혼 여성의 경우에는 33%가 ‘동의한다’고 답해 3명 중 1명 꼴로 결혼제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부모가 모두 있는 가정에서 자라야 자녀가 행복하다’에 대한 동의 여부는 전체 응답자 3명 중 2명 이상(68%)이 동의했고, 응답자 대부분(84%)은 ‘결혼생활이 불행하면 자녀가 있어도 이혼할 수 있다’고 응답해 이혼을 결심하기까지 자녀의 유무는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혼 출산’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자세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원치 않는 여성도 자녀를 낳아 키울 수 있다’에 응답자의 74%가 동의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혼 여성의 80%, 미혼 남성의 71%, 기혼 여성의 74%, 기혼 남성의 72%가 동의해 모든 집단에서 70%대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개인 성취 측면에서 ‘부모는 자녀를 키우며 정신적으로 성장하고’(92%), ‘자녀의 성장은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이다’(83%)에 대해 가임기 국민 대부분이 동의했고, ‘자녀는 부부관계를 안정적으로 만들어 준다’는 인식 역시 83%가 동의해 자녀가 ‘개인 성장’과 ‘부부 유대’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4월 17일 발표한 ‘2023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부가 따로 떨어져 사는 것에 대해 동의함’이 32%, ‘결혼생활에 대한 계약서가 필요함’ 28%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 조사 대비 각각 8%p 상승한 수치이다. ‘결혼생활에 대한 계약서가 필요하다’의 경우 연령별로 보면 20대에서 무려 42%가 응답해 타 연령대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동의율을 나타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 5월 2일 발표한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에서는 ‘결혼하고 싶다’는 응답은 61%로 10명 중 6명꼴이었으며, ‘결혼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경우가 39%로 나타났다. 결혼 의향은 성별로 큰 차이가 났는데, 결혼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비율은 여성이 52%로 남성(28%)보다 크게 높았다.

목데연은 “가장 우려할 만한 결과는, ‘결혼에 대한 거부감’이다. 경제적 부담, 개인의 자유와 경력 개발에 대한 우선순위 때문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국민들이 결혼제도의 당위성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면서도 “‘결혼과 출산을 통한 가정의 가치’는 여전히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비록 결혼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관이 약화되고 있지만, 결혼이 제공하는 정서적, 심리적 안정감과 행복감은 여전히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는 사실상 결혼의 소중함과 가치를 전하는 마지막 보루가 됐다. 

실제로 목회데이터연구소가 4월 22일부터 5월 6일까지 목회자 7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설문조사에 따르면, 목회자 79%가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의 섭리이며, 당연한 일이다’라고 응답했다. ‘결혼하지 않더라도 성경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가 15%, ‘뭐라 말할 수 없다’가 6%로 나타나 목회자 10명 중 2명은 ‘비혼도 가능 혹은 판단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목데연은 “비혼주의가 팽배한 사회 흐름 속에서도 결혼과 출산을 통해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창세기 속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는 목사님들의 의견이 강하게 드러나는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가족과 결혼의 가치관 변화를 마주한 한국교회를 위한 제언도 남겼다. 목데연은 “교회는 설교와 교육을 통해 결혼과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세대가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변화 속에서도 결혼과 가정이 개인의 삶과 신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며 “건강한 가정은 부모 자녀 간 존중과 자유로운 소통 안에서 더 굳건하게 형성될 수 있음을 알고 포용적이고 관련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