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선교에 소그룹 큰 효과 입증”

‘디지털시대 기독교교육’ 학술대회 ‘소그룹채플 필수’ 학생 58% “만족” “다음세대 사역 중요하다면서도  정작 아이들은 아무런 권한 없어” “청소년기가 선교교육 최적 시기” 

2024-05-08     김준수

“다음세대라는 말에 맹점이 있다. 다음세대가 ‘다음’이 아닌 ‘지금’세대가 됐으면 좋겠다.”

지난 4월 27일 장신대 소양주기철기념관에서 ‘디지털 전환시대의 기독교교육’을 주제로 열린 한국기독교교육학회 2024 춘계학술대회 주제강연 이후 이어진 논찬에서 나온 김효숙 교수(장신대)의 발언이다. 이날 ‘모두를  위한 기독교교육: 인간과 생성형 AI의 협연’을 주제로 발제한 김 교수는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을 한다면서도 정작 아이들에게는 한 줌의 권한과 책임도 주어지지 않는 한국교회 교회교육에 대해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김 교수는 “아이들이 주일예배를 마치면서 결단 찬양을 부른다고 치자. 아이들이 자신들의 신앙을 결단하고 나가는 것인데, 선생님들이 방에서 회의로 결정한다. 결단 찬양도 아이들이 선택하게 할 수 없을까 하는 질문을 하고 싶다”며 “어떻게 보면 이렇게 간단한 문제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쉽지 않다. 후보곡 중에서 아이들이 선택해서 부를 수 있는데도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과 같은 디지털 사회는 스스로 주도적으로 하기를 원하는 시대이고, 그렇게 키워왔다”며 교회가 추구하는 다음세대 사역이 수용자가 아닌 공급자 위주의 교육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그룹 채플’ 효과를 교회에서도
분과 발표에서도 소그룹 채플, 청소년 선교교육 교재 개발 등 교회 현장에서 고민하고 있는 기독교교육 이슈들을 다뤘다. ‘소그룹  채플을  통한  학원선교와  교회교육’을 주제로 발제한 김유준 박사(숭실대)는 소그룹 모임의 원형을 초대교회로부터 중세 수도원 운동 종교개혁과 청교도 독일의 경건주의와 영국의 복음주의운동 등에서 찾으며 소그룹 모임이 교회갱신과 개혁의 중요한 통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숭실대는 2021년도 2학기에 융합특성화자유전공학부 학생 중 소그룹 채플 수강을 희망하는 37명을 3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10명의 협력 멘토와 함께 소그룹 채플을 시작했다. 2024년 1학기에는 1학년 전체 2,936명을 대상으로 383개의 소그룹을 조직하고 180여 명의 협력 멘토와 함께 소그룹 채플을 전면적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8명의 학생과 1명의 멘토로 구성돼 진행되는 소그룹 채플은 능동적인 소통과 공감이 이루어져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 내고 있다. 

실제 숭실대 교목실 학원선교팀이 학생 7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3-2학기 소그룹 채플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무종교인을 포함해 기독교 신앙과 무관한 학생이 76.2%으로 나타났지만, 소그룹 채플 만족도는 57.9%(매우 만족 21.4%, 만족 36.5%) 나타났다. 

부정적 답변은 9.8%(불만족 5.0%, 매우 불만족 4.8%)에 그쳤다. 또 비기독교인 학생 중 25%가 기독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답했다.

김 박사는 “소그룹 채플은 개인적 관심과 친근감이 필요한 2030세대, 즉 MZ세대에 적합한 공감과 경청을 통한 선교적 접근방식으로 학생들의 성장배경 및 정신적 신앙적 상태 등에 따른 세밀한 맞춤형 지도가 가능한 채플 방식”이라며 “소그룹 채플은 교회에서도 교리 교육뿐 아니라 신앙 삶의 실천과 공동체 형성을 위한 교육에도 효과적으로 대학청년부를 비롯한 청소년들에게 적용하여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과 고민에 서로 생각을 나누며 토론함으로 삶의 가치관과 변화를 위한 도전을 제공한다”고 했다.

 

학교와 학원도 선교 현장
송윤화 박사팀(침신대)은 ‘청소년 선교교육 교재 개발’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모든 연령대에서 선교교육의 필요성이 요청되지만, 자아정체성이 형성되는 청소년 시기야말로 선교교육의 최적기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자신이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이며, 선교의 사명을 가진 존재라는 자아정체성을 확립한 청소년들이 보내는 선교사가 되거나 나가는 선교사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선교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으로 해외에서 사역 중인 장기 선교사 50대 이상이 67.91%를 차지하는 반면, 30세 이하의 선교사 수는 6.92%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송 박사는 “새로운 선교자원의 부족과 기존 선교사의 은퇴가 임박함으로써 한국교회의 선교자원이 고갈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교회가 선교를 가르치고 훈련하여 새로운 선교자원을 양성하지 않는다면 선교의 지속성은 보장될 수 없다”며 청소년 선교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소년들이 속해 있는 학교와 학원이 이미 선교의 현장이기도 하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2023 한국인의 종교 현황’에서 개신교 청소년의 인구는 13.6%(중학생 17%, 고등학생 10%)로, 이 중에서도 36%가 교회에 출석하지 않은 기독교인으로 나타나 충격을 준 바 있다.

송 박사는 “교회는 선교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이 현재 위치한 곳이 곧 선교지임을 인식하고 자신들의 일상에서 선교적인 삶을 살며 복음을 전파하고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했다.

또 송 박사는 “선교교육에 대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실제로 선교교육을 지속해서 시행하는 교회나 기독교 대안학교는 아직 적다”며 “교회는 본질적으로 선교의 사명을 세상 속에서 실천해야 하기에 선교교육은 필수적이며 그에 대한 실천을 높이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