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404) 가정의 달, 교회가 가정을 살리자
5월을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이 한 달 동안에는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부부의날(21일) 등 가족을 위한 날이 많기 때문이다. 교회들도 이 기간 다양한 행사와 섬김을 통해 가정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성도들이 건강한 가정을 세워갈 수 있도록 돕는다. 가정과 교회는 하나님께서 이 땅에 세우신 두 기관으로, 가정이 바로 설 때 교회가 바로 서고, 교회가 바로 설 때 가정이 바로 서며, 가정과 교회가 바로 서야 세상이 바로 서며 이 땅에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정과 교회를 성경적 기초 위에 올바로 세우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이 땅의, 특히 대한민국의 가정들은 엄청난 위기 앞에 놓여 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저출산을 꼽을 수 있다. 한국교회는 다음세대 신앙 계승뿐 아니라 다음세대의 존속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정 자체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혼인 건수는 1996년 약 43만 5천 건에서 2021년 약 19만 2천 5백 건으로 무려 절반 이상이나 줄었다. 이혼 건수도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핵가족’을 넘어 ‘핵개인’의 시대가 되면서 그나마의 가정들도 전에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바쁜 일상과 미디어의 발달 등으로 가족 간 소통이 줄어들고 유대가 약해지고 있다. 이는 곧 가족 구성원 간 갈등과 충돌로 이어진다. 신앙적인 부분을 살펴 보면 더욱 참담하다. 청소년 복음화율이 2%도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도 한참 전이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 년 동안 교회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신앙의 맥이 끊겨 버렸다.
그러나 이런 현실에 낙담하고 절망하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특별히 가정의 달을 맞아 교회 지도자들은 이 가정의 가치를 되새기며, 교인들의 가정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기도하며 독려해야 한다.
목회자는 설교를 통해, 그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교인들에게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 줘야 한다. 가정을 이룬다는 것, 자녀를 출산한다는 것이 매우 소중하고 중요한 일임을, 나아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임을 가르쳐야 한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 등 때문에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려는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한다.
또한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출산하는 데 있어 겪는 애로사항들이 무엇인지 살피고, 교회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면 적극 나서야 한다. 오늘의 젊은 세대보다 훨씬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가정을 이루고 출산을 했었던 기성세대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오늘의 젊은 세대들이 느끼고 있는 고충과 위기의식을 돌봐 주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
각각의 가정들도 변화돼야 한다. 특히 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학교와 교회에만 떠넘기지 말고 가정의 책임도 다해야 한다. 부모들이 방임하면 자녀들은 각종 선정적·자극적 환경에 노출돼 좋지 않은 영향을 받기 십상이다.
부모들이 먼저 삶과 신앙의 모범을 보이고, 자녀들과 사랑으로 소통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기적인 가정예배를 통해 가정에 신앙의 기준을 세우고, 한 가정 한 가정이 ‘하나님 나라 공동체’, ‘영적 공동체’로 설 수 있게 해야 한다.
세상의 문화도 변화시켜야 한다. 오늘날 대중문화는 너무나 다양한 방식으로 가정을 붕괴시키고 있다. 정상이 아닌 형태의 가정과 삶을 멋있는 것, 자유로운 것, 즐거운 것으로 포장해 젊은이들을 유혹하고 혼란스럽게 한다. 교회 지도자들은 이 같은 문화들의 위험성에도 경각심을 가지고, 젊은이들을 깨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