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원주민 섬기는 김창섭 · 박진아 선교사 사역이야기

도시 인디언들 보듬고 그들 고향까지  밴쿠버서 비행기로 2시간 뒤 북쪽 150km에 본격 사역지  2009년 성경공부 모임 열고 친해지며 가족도 만나게 돼  7년전 교회 세워 본격 전도 북위59도 험지 사역에 집중

2024-04-10     한국성결신문

“캐나다로 선교하러 간다고? 왜? 잘 사는 나라로 갈 거면 우리 교단에서 파송하는 유럽 국가들도 있고 일본도 있는데? 다시 생각해 봐 김 목사. 내가 김 목사를 믿지만 누가 캐나다 선교를 이해하고 지원하겠어?”

약 16년 전 캐나다로 선교지를 정했다고 선배 목사님들께 말씀드릴 때 대부분의 반응이었습니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부교역자로 사역을 한 후 선교회와 사역지를 논의한 후 캐나다로 결정했습니다. 결정하는 과정도 어려웠지만 캐나다 선교사로 파송을 받는 과정 또한 쉽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캐나다는 선교지라기보다 이민 가고 싶은 나라, 자연이 너무나 아름다운 나라, 기독교 국가, 유학 가는 나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선교지로서의 캐나다는 어떤 모습일지 지면을 통해 캐나다 선교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땅을 가진 나라입니다. 남한 면적의 약 100배가 되는 큰 나라입니다. 그런데 캐나다 인구가 약 4000만명입니다. 대부분의 캐나다 도시는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경선 근처에 몰려 있습니다. 이 말은 캐나다 대부분의 땅은 텅 비어 있는 지역이고, 지하 광물이 발견된 지역을 중심으로 몇십만명 크기의 도시가 몇 개 있을 뿐입니다.

캐나다의 유명한 도시들, 즉 밴쿠버, 토론토, 몬트리올 등을 떠나 이 텅 비어 있는 캐나다 땅 안으로 들어가 보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캐나다의 모습이 보입니다. 바로 이 땅에서 수천 년을 살아온 이름 모를 캐나다 원주민들입니다.

약 300년 전 유럽인들이 오기 전 이 땅 곳곳에는 수천년 전부터 원주민들이 각각의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살고 있었습니다. 유네스코의 보고에 따르면 캐나디안에 원주민 언어가 약 90개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 말은 90개 이상의 원주민 종족들이 자체적인 민족들로 살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후 영국 식민지 정책에 의해서 원주민들은 수천년 동안의 수렵 생활과 삶의 터전이었던 땅과 호수와 강을 빼앗기고 원주민 보호지역 안에 갇혀서 정부에서 주는 최소한의 생활지원금만 받고 살고 있습니다. 현재 전체 원주민 중에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백인들이 사는 도시에 나와서 살고 있는데 그들 대부분은 도시 내 가장 극빈자로 노숙자나 마약 사범, 조직 폭력배 등으로 삶을 살고 있습니다. 20여 년 전 캐나다 신학대학원 유학대학원 유학 시절 이들의 상황을 알게 되었고, 유학을 마치고 이들을 섬겨야겠다는 마음으로 2009년에 국제선교회 SIM의 파송을 받고 현재까지 도시 원주민과 원주민 보호지역 내 원주민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지역을 소개하자면, 캐나다 관문 밴쿠버에서 다시 비행기로 두 시간을 타고 텅 빈 내륙으로 들어가 사스카툰이라는 작은 도시에 내립니다. 거기서 다시 북쪽으로 150km 평야와 산림지대를 지나면 프린스 알버트라는 인구 3만5000명의 작은 타운이 제가 지난 15년간 사역해 온 지역입니다.

이 타운은 예전부터 ‘북쪽의 관문’ 이라고 불렸습니다. 이 도시 북쪽으로는 문명 세계가 거의 없고 원주민들만 사는 지역이라서 이렇게 부릅니다.

북위 53도 지역인 이곳은 짧은 여름과 약 6개월 정도의 추운 겨울이 있는 지역으로 12월에서 3월까지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극한의 추위가 있는 곳입니다. 이 도시가 예전부터 원주민 선교 거점이 된 이유는 북쪽 오지 원주민들이 의료, 교육, 생필품 등의 필요를 위해서 이 도시에 내려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도시에 주정부 감옥, 연방정부 감옥이 있어서 감옥 출소 이후 정착하거나 감옥에 장기간 갇혀있는 가족을 위해 감옥 근처에서 사는 원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이 도시 인구의 절반이 원주민이 됐습니다.

2009년부터 선교 첫 4년은 도시 원주민 중 마약, 알콜, 성매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주민들을 만나면서 그들을 중심으로 한 성경공부 모임을 시작했고, 이후 이들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개인 멘토, 라이프 코칭 등으로 다가가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도시 원주민들을 알게 되면서 그들의 고향인 원주민 마을들의 상황을 알게 되어 점점 원주민 마을들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그들의 친지나 가족들을 만나서 신뢰 관계를 쌓아가면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토대를 열어왔습니다.

이후 두 번째 텀부터는 현재 살고 있는 프린스 알버트로 옮겨서 이곳에서 교도소 사역, 병원 사역을 중심으로 원주민에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만난 원주민들이 교도소를 퇴소하고 병원을 퇴원하면서 이들을 초대하여 저희 가정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가졌고, 이 모임이 이후에 교회 개척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원주민 중심의 교회가 약 7년간 이어졌고, 현재는 이 교회를 인근 교회와 통합하여 지금은 교회 밖 선교 및 전도 활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사역은 멀리는 북위 59도지역 데네족 원주민 마을들과 가까이는 이곳에서 약 350km 떨어진 크리족 원주민 마을들을 방문하여 그곳 학교에서 성경을 가르치고 원주민 가정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10여 년의 사역들을 통해 현재는 그곳 원주민 마을의 여름 캠프에 초대되어 복음을 전할 정도로 신뢰가 쌓였습니다.

도시에서 볼 때는 그저 텅 비어 있는 광야, 나무와 동물들만 살 것 같은 이 광대한 땅 안에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귀한 원주민들이 수천년의 삶을 이어왔습니다. 하나님은 이들을 한 번도 잊지 않으시고 이들을 돌보셨고 이제 선교사들을 이곳에 보내어 이들에게 하나님의 구체적인 사랑의 마음을 알리기 시작하셨습니다.

제국주의의 욕망에 의해 처절하게 짓밟힌 원주민들이지만 그들은 민들레처럼 다시 살아나 캐나다 전체 인구 증가보다 두 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다시 소생시키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