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말씀묵상 1400)나부터 시작하는 ‘배려’
(마태복음 20장 28절)
얼마 전 카타르에서 있었던 아시안컵 대회 이후 한국 축구계가 시끄러웠다.
감독에 대한 책임 문제와 더불어 선후배 선수 간에 있었던 다툼의 문제로 인해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간에 설왕설래가 있었다.
구기종목 중에 가장 치열하고 거친 경기가 축구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둥근 공 하나를 두고 빼앗기거나 빼앗기지 않기 위해 서로의 몸과 몸이 부딪히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예상치 못한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저마다 자기 나라의 이름을 걸고 명예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것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수록 규칙을 잘 지키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거칠게 상대방에게 태클을 걸거나 반칙할 경우 상대방이 크게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것이 스포츠 정신이고 그 경기를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멋진 경기를 선사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앞서 아시안컵 대회 기간 중 있었던 선후배 선수 간 갈등과 이로 인한 다툼도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조금만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해 보려는 마음만 있었어도 화제의 뉴스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단 배려라는 것은 스포츠 경기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모든 분야에서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나라가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안고 있는 문제의 중심에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 보니 자기주장만 난무하고 관철시키려는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배려를 다른 말로 하면 섬김이라 할 수도 있고 상대방을 향한 사랑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신 시작도 우리를 사랑하신 섬김의 배려이셨고, 십자가에 죽으심도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사랑의 섬김이셨고 배려였다. 그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섬김을 본받아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서로를 향한 배려의 삶을 산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배려, 그 시작은 상대방으로부터가 아니라 바로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세상을 향한 그리고 우리를 향한 주님의 배려, 섬김도 주님 자신으로부터 먼저 시작하셨다. 오늘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갈등과 분열, 다툼의 문제는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 층간소음, 주차 시비, 도로상에서의 보복 운전 등 작다면 작을 수 있는 이런 일상의 생활 속에서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사라지다 보니 사소한 갈등과 다툼이 결국은 폭력과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기도 한다.
사회적 갈등이 만연한 이러한 때일수록 서로 종노릇 하며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종이 되라는 명령을 요구받고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으로부터 배려와 섬김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