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보육전문성 키워라
교회학교, 교육에 대한 학부모 고민·열기 반영 못해
각 교회 상황 맞는 프로그램 도입 등 전문성 강화를
사례 1.
4살짜리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A집사는 얼마전부터 교회학교 2부 행사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몇주 전 성경 만화를 보여준다고 해서 어린이예배에 아이를 보냈는데, 교회에서 보여준 것은 과격한 액션이 있는 일반 어린이 영화였다. 모방을 잘하는 4살 아이의 발달과정 때문에 집에서도 영상물을 보여줄 때 세심하게 고려하는 편인데, 교회에서 갑자기 예고하지도 않은 영화를 보여줘 적잖이 당황했다.
사례 2.
올해 5살짜리 딸을 키우는 B집사는 매 주일마다 아이와 실랑이를 해야 한다. 교회학교 예배 후 나눠주는 간식 때문이다.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는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지만 예배 후 나눠주는 간식은 과자 등 인스턴트 식품이 많다. 못 먹게 하려는 엄마와 먹고 싶어 하는 딸의 신경전은 매 주일 반복된다. 교역자와 교사들이 간식을 정할 때 신경을 더 써줬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고 속만 끓이고 있다.
교사들의 보육전문성 요구 커져
부모들의 관심사 중 하나는 자녀들의 신앙교육이다.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예배에 참석해 말씀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비슷할 것이다.
이런 마음은 자연스럽게 교회학교 예배에 대한 관심과 기대로 이어진다. 요즘에는 학부모들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가 커지면서 교사들에게도 전문성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교회학교의 성장과 부흥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세우고 전문성을 갖춘 사명감 있는 교사 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기독학부모는 물론 비기독교인 학부모들도 아이들을 안심하고 교회에 보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보육 부분에 대한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평택시 어린이집 원장 김병은 사모(솔숲교회)는 교사들의 전문성 강화와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 사모는 “교회학교 교사들도 보육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며 “어느 때보다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과 고민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때 교회학교가 부모들의 고민을 반영하고 교회 내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보육지식을 교육한다면 교회학교에 대한 인식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장 사역자들은 어려움 호소
그러나 현장에서 사역하고 있는 교역자들은 교사교육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한다. 보육전문성을 지닌 교사 발굴과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상황과 환경의 제약이 많다는 것이 이유다.
교역자들은 먼저 전문인력의 부족을 이야기했다. 교사교육이 교역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현실에서 교역자가 먼저 보육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을 갖춰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사역자들은 신학이나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한 후 전도사로 사역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신학과 교육학에 대한 이론은 배울 수 있지만 보육에 대한 전문교육은 교역자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된다.
교역자들의 잦은 사역지 이동도 교사들의 전문성을 키우는데 걸림돌이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교회학교 사역은 교육전도사들이 맡고 있으며 2~3년 주기로 사역지를 옮기거나 부서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 미래를 바라보고 교사들을 교육시키고 함께 사역해야하지만 교역자의 잦은 교체는 또 다른 어려움을 가져온다.
교회상황에 맞는 교육과 지원 필요
전문가들은 보육전문성을 갖추는 것에 대해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교사들이 스스로를 ‘가르치는 자’라고 의식하고 자기 계발에 노력해야 한다고 권면한다.
또 교회차원에서 교사교육에 대해 지원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주변에 교사들의 전문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교회들을 모델로 삼고 노하우를 배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천호동교회(여성삼 목사) 교회학교는 교사를 세우는데 원칙을 두고 있다. 새내기 교사를 처음부터 정교사로 세우지 않고 보조교사로 2~3년 정도 섬기게 한 후 교사대학을 이수해야 사역할 수 있도록 구분했다. 또 부모들과의 간담회를 연 2회 갖고 있으며, 특히 유아교육에 있어서는 청년 교사보다는 아이를 낳고 길러본 경험이 있는 기혼자 위주로 교사를 세우고 있다.
물론 교사를 세우는 것조차 버거운 교회도 많고 매주 성가대와 교회학교 등 겹치기 봉사로 한주를 보내고 있는 성도들에게 보육전문성까지 갖추길 원하는 것은 학부모들의 욕심일 수도 있다.
그러나 교회교육에서 교사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교사 스스로가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교회학교 교사는 학생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영적 조련자이기 때문이다.
또 교사들이 안전, 영양, 상호작용 문제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교회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교회학교 부흥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