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의약학대학 역량강화 사업 책임자 이민걸 장로(신촌교회)
의료교육 선교사로 인생 2막 뛴다 호치민의약학대학 발전 주력 연세의료원 ‘제중원 특임교수’로 베트남 의료수준 큰 향상 기대
한국에서 명의로 인정받던 전 연세의대 피부과 교수 이민걸 장로(신촌교회· 사진)가 은퇴 후 베트남의 의료 역량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어 화제다.
이민걸 장로는 지난해 연세의대 피부과 교수직을 정년 은퇴한 후 곧 바로 연세의료원 제중원보건개발원 산하 ‘제중원 특임교수’에 임명됐다.
이 장로는 제중원 특임교수 자격으로 지난 3월 베트남에 파견돼, 코이카(KOICA)와 연세의료원이 실시하는 국제개발 사업인 베트남 호치민의약학대학교 교육연구 역량강화 사업 5개년 프로젝트의 현장 책임자로 임무를 수행 중이다.
호치민의약학대학 역량강화 5개년 프로젝트는 크게 4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첫째는 호치민의약학대학에서 통합적 의학교육 및 검증, 둘째는 내과·외과 등 11개 분야의 표준화된 임상수련 도입, 셋째는 호치민의약학대학 교수들의 논문 및 연구력 향상, 넷째는 산학협력사업 활성화 지원 등이다. 5개년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총비용은 110억 원 수준이다.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사업인 만큼 이민걸 장로가 느끼는 무게감은 클 수밖에 없다.
전에 베트남을 몇 번 방문한 경험은 있지만 곧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5년이나 장기 체류해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베트남에 아내 이미희 권사도 함께 왔는데 이 권사의 현지 적응이 쉽지 않아 처음에는 마음 고생이 심했다.
그렇지만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75세에 하나님의 부름에 따라 고향과 친척, 아버지의 집을 떠나 약속의 땅으로 이주했던 말씀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져갔다.
이 장로는 연세의대 교수로 재임 중 거의 매년 크리스천 의료인·학생들과 함께 해외에서 의료봉사를 실시하는 등 선교적 마인드로 자신의 달란트를 아낌없이 나누었다.
몽골의 경우, 지난 10여 년 동안 10회 이상 다녀오면서 몽골의 의료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안식년 기간에는 4개월을 몽골에 체류한 바 있다. 은퇴를 6년 앞두고 아내와 함께 몽골에서 4개월 간 체류한 것은 은퇴 후의 삶을 위한 것이었다.
은퇴 후에도 몽골 등 의료서비스가 낙후된 국가에서 의료봉사를 지속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은퇴 후 결심한 대로 의료봉사를 떠날 준비를 하던 중 ‘베트남 호치민의약학대학 역량강화를 위한 5개년 프로젝트 현장 책임자로 일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 장로는 이를 교육선교적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특임교수직을 수락했다.
이 장로는 “베트남이 비록 사회주의국가지만 의료수준은 어느 정도 체계화되고 안정적”이라며 “호치민의약학대학 역량강화 프로젝트가 시작 단계이지만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장로는 “베트남 의대 교수들의 논문 수준은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20~30년, 의료서비스는 10~20년 정도 격차를 보이는 것 같다”며 “베트남의 의학교육 개혁을 통해 베트남 의료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민걸 장로는 베트남으로 이주한 후 현재 호치민신촌교회(윤상철 목사)를 출석하고 있다. 신촌교회(박노훈 목사)가 지난 1월 해외지교회로 설립한 호치민신촌교회는 다음 세대 교육 및 의료상담, NGO사역 등을 통한 성장을 꿈꾸고 있는데 이민걸 장로에 대한 기대가 크다.
베트남에도 많은 한인 의사들이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민걸 장로와 같은 유명 의과대학 교수급 의료인은 찾기 힘들다. 이 때문에 이 교수의 의료사역이 교회 성장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민걸 장로는 “은퇴 후의 삶을 하나님께 맡겼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큰일을 주신 것 같다”며 “내가 받은 달란트를 두 배로 남겨 하나님께 돌려드리는 충성된 종으로 살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