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목회수기 최우수상 심사평-이런 교회가 존재한다는 기쁨

임순만 장로(본지 편집위원‧큰나무교회)

2022-06-29     임순만 장로(편집위원)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김해 방주교회 박상종 목사의 『부활』은 어두운 저녁 길을 가던 길손이 멈추어 서서 듣는 시냇물 소리처럼 맑다.

5년 전 목포에서 열린 교단 목회자 축구대회에 감독 겸 선수로 출전했다가 심근경색이 일어나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살아 돌아오는 과정이 담담하게 펼쳐진다. 옆에 있던 목회자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잠시 의식이 돌아왔고,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하는 중에 다시 심정지가 돼 두 번의 전기충격을 통해 다시 살아났다. 관상동맥 한 개는 완전히 막혀있고 하나는 아주 좁아져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상태였기 때문에 혈관에 스텐트시술이라도 했더라면 혈관이 터져 생명이 끝났을 위급한 상황에서 담당 의사의 현명한 조치로 살아난다.

이 갑작스러운 소식을 듣고 교우들이 모두 놀란다. 한 집사가 김해에서 차를 몰고 내내 기도하며 목포로 달려온다. 그 집사의 입에서 이런 기도가 흘러나온다. “주님, 목사님의 심장이 잘못되어 심장을 이식해야 한다면 제 심장을 떼어드리겠습니다.” 그는 자녀가 네 명인 젊은 아빠이며, 막내는 당시 세 살이었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글을 읽는 사람은 긴장하게 된다. 아, 담임목사와 교우의 관계가 부자의 관계보다 더 진하구나! 이 나라에 지금도 이런 목회자와 교우가 존재하고 있구나!

그 후 박 목사는 여러 병원을 거쳐 서울 아산병원으로 올라와 심혈관 우회 수술을 받는다. 누구는 병원비가 2억 원이 나왔다고 하고, 수술하다가 죽을 수도 있고 후유증으로 수술 후 식물인간이 될 수도 있다고 하는 수술, 이 대목에서 또 한 번 읽는 이를 감동케 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목사님, 병원비가 많이 나올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우리 카드로 결제하세요.” 교우들이 전부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수술을 앞두고 박 목사는 깊은 생각에 빠진다. 오직 혼자 있어야 하는 죽음의 문 앞. 고생만 시킨 아내. 그는 이렇게 쓴다. “아무도 함께할 수 없는 그 자리, 그 시간, 그러나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주님이 내 곁에 계셨다.”

가슴을 가르고, 허벅지 혈관을 떼어서 관상동맥 2개를 연결하느라 가슴뼈를 전부 잘라 철사로 엮은 수술. 극심한 통증과 싸우며 그는 승리해 몇 달 후 교회로 돌아왔다. 그리고 요한계시록 주석서를 출판했고, 케냐에 선교사를 파송했고, 코로나바이러스 기간에도 새벽기도회, 저녁기도회, 심야 기도회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대면 예배를 다 드렸다. 박 목사의 글은 투병기처럼 읽힐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투병기가 아니다. 모든 성도가 함께 짊어지고 나아가는 교회, 자신의 생명을 통째로 내놓은 목회자가 앞에서 끌어가는 신앙공동체. 이런 교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기쁘다. 어찌 최우수상을 드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