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목회수기 시상식 참가 소감
은혜와 감사의 향연
농촌교회, 시골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회는 도시의 상가교회처럼 마당 한 뼘이 없다. 그래도 시골에 사는데…. 상추랑 고추 정도는 직접 키워 먹어야지…. 스티로폼 박스에 흙을 담아 고추도 심고, 상추도 심었다.
내친김에 박스 하나 더 주워와서 방울토마토까지 심었다. 그런데 참 희한하다. 옆집 텃밭 작물들은 따로 물 주지 않아도 한여름 땡볕을 잘도 견딘다.
새벽이슬만 먹고도 쑥쑥 잘도 자란다. 굵은 줄기에 힘찬 잎사귀는 땅의 힘이 절로 느껴진다.
그런데 우리 집 스티로폼에서 자라는 고추와 방울토마토는 잠시만 물 주는 걸 잊었다가는 금방이라도 말라 죽을 듯 축축 늘어져 있다.
저러다 죽는 것 아닌가 싶다가도 물을 부어주면 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아기 손가락보다 가는 줄기에 물이 오르고 잎은 생기를 머금고 되살아난다.
시상식에서 뜬금없이 스티로폼 상자 속에 담긴 바짝 마른 흙이 생각났다. 그랬구나…. 그게 나였구나…. 많이 목말라 있었구나…. 많이 지쳐 있었구나….
권면, 축하의 말씀을 전해 주시는 목사님들의 목소리에도 마음이 울컥하고, 수상자들의 수상소감은 가슴을 툭, 툭 건드리더니 이어지는 공연에서는 결국 눈물이 쏟아지고 말았다.
우리 부부에게는 우리를 되살아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이 코로나 시국에, 이 불볕더위에, 위로와 쉼의 자리를 마련해 주시느라 애쓰신 분들의 그 수고가 정말 감사했다.
많은 분의 수고가 내게는 스티로폼 텃밭에 잔잔하게 내리는 물줄기 같은 또 다른 위로였다.
한국성결신문 편집국장님으로부터 “… 단순한 시상식을 넘어 위로와 쉼이 있는 특별한 시상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초대문자를 받았는데 문자 그대로의 시간이었다. 아니, 그 이상의 시간이었다.
위로가 되었고, 쉼이 되었고, 무엇보다 감사와 은혜가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이런 시간을 만들어 주신 본교회 조영진 목사님과 당회, 성도, 그리고 한국성결신문 사장 최현기 장로 등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