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년차 총회 참가기

가보지 않으면 배울 수 없다

2021-06-02     조준철 목사(만리현교회)
      조준철 목사(만리현교회)

만리현교회에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교단 총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다른 대의원이 참석하지 못해 얻게 된 영광이다.

배려해준 지방회 목사님들에게 감사하고 한편 죄송한 마음이다. 그러한 부담감과 책임감에 이틀간 자리를 지키며 성실히 참여하고자 노력했다.

작년에 이어 올년 총회도 코로나 상황에서 치러진 총회다. 작년은 갑작스레 닥친 코로나 상황에서 치러진 총회라면 올해는 나름 대비하고 준비해 회의진행은 잘 된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의도치 않은 긍정적인 영향도 있었다고 본다.

우선, 코로나로 인해 대의원간 만남과 소통에 제한이 많았다. 이는 의견 교환과 정보 교류에 많은 제약을 가져왔다.

정보를 얻고 소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무엇보다 총회에 처음 참가한 나와 같은 대의원들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아울러 이러한 현상은 비공식적인 장에서 이루어지는 소통과 조율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 코로나 상황은 대의원들에게 육체적인 피로를 가중시켰다. 이전에 비하면 출입에도 제한이 있고, 식사나 간식 등을 섭취하는 데도 제한이 많았다.

이동 방법과 이동 중 식사 문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는 곧 대의원들에게 피로감으로 다가오게 되며, 이런 상황은 자칫 합리적 판단 능력을 저해하거나 대의원간 민감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세심한 준비를 통해 총회를 준비하고 진행한 총회 임원과 직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한다. 반면에 앞서 말한대로 코로나 상황은 의도치 않은 긍정적인 영향도 끼쳤다.

첫 번째, 총회 자료를 미리 배포한 점이 좋았다. 각종 보고서와 개정안을 대의원들에게 미리 전달해 줌으로써 내용을 파악하고 총회에 참여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방역 당국의 방침과 감시로 인해 회의를 마치는 시간이 지켜졌다는 것이다.

이번 총회에도 많은 논쟁들이 있었다. 특히 선거로 인한 논쟁이 치열했다. 만일 코로나 상황이 아니었다면 회의는 언제 끝났을까? 세 번째, 출입을 통제한 것이다. 물론 출입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름 제한이 있어 통제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회 때마다 개회 정족수 문제가 나오고 투표 때 재석수를 몇 번이나 정정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렇다면 코로나 상황이 아닌 상황에서 정족수나 재석수를 신뢰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앞으로 총회의 제도적 보완과 대의원들의 의식의 변화를 통해 꼭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총회를 마치며 한 가지 제안을 한다면 코로나 상황이 끝나고 개최되는 총회에는 40대 목회자와 장로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대의원이라고 하지 않고 목회자, 장로라고한데는 이유가 있다. 총회 대의원 수가 줄어들면서 대의원 선출이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40대에 대의원 할당을 요구할 수도 없다.

발언권 회원처럼 의결권은 없지만 참관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으면 한다. 선배 목사님들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 중 하나는 ‘법도 모르고 회의 진행도 모른다’라는 말이다. 맞는 말씀이다.

그런데 가보지 않으면 배울 수도 없다. 어렵게 얻은 대의원 자격을 가지고 가서 회의 분위기나 진행 방식 보는데 시간을 쓸 것이 아니라 총회 때마다 지방회별로 40대, 50대 목회자와 장로들을 선정해 참관인으로 참석하게 하는 방안을 연구했으면 한다.

아울러 별도의 공간에서라도 같은 안건에 대해 이들만의 안건 투표를 통해 대의원과 40~50대의 의견이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