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엘부림양복점 대표 박수양 장로(답십리교회)
50년 양복 명장 한땀한땀 정성 가득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에도 출연 미스터트롯 정동원 양복으로 유명 작은교회 목회자 70명 정장 선물도
작은교회 목회자 70명에게 고급 맞춤정장 70벌을 통크게 선물한 인물이 있어 화제다.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 정동원 군 양복점으로 유명한 서울 답십리 ‘엘부림양복점’ 대표 박수양 장로(답십리침례교회·사진)는 지난해 칠순을 맞아 우리 교단을 포함한 7개 교단의 작은교회 목회자 70명에게 무료 맞춤정장을 선물했다.
받은 달란트로 섬기고 나눠 맞춤정장 명장으로 국내외에서 유명한 박수양 장로의 이번 선행은 한기채 총회장의 제안이 계기가 됐다.
엘부림양복점 고객이던 한 총회장은 지난해 5월 제114년차 총회장에 선출된 후 교단 농어촌 작은교회 목회자들에게 맞춤 정장을 선물하고픈 마음을 전했다.
박 장로는 직접 직원들과 함께 총회장 헌신예배를 드린 증도 문준경전도사순교기념관을 방문해 114명 목회자의 치수를 일일이 재고 맞춤정장을 제작했다.
우리교단의 작은교회 목회자 섬김에 감동을 받은 박 장로도 자신의 칠순을 기념하기 위해 달란트 나눔을 실천했다.
어려운 목회자에게 매년 꾸준하게 양복을 선물했지만 대규모로는 처음이다. 박 장로의 맞춤양복 선행은 부림양복점 시절부터 시작한 일이다.
박 장로는 또 지역사회 바자회, 복지단체 등에 맞춤양복을 기부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교도소 재소자에게 양복 기능사 직업훈련을 실시했다.
2004~2005년 의정부 교도소를 비롯해2007~2013년 여주교도소에서도 일주일에 2~3회 양장 교육도 했다.
당시 그에게 일을 배운 제자 100여 명이 양복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새 삶을 살고 있다.
또 박 장로는 동대문구상공회와 동대문구 소기업소상송공인회 회원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결연후원, (사)나눔과기쁨 후원 등 각종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맞춤양복 위기 기술로 극복 사실 박수양 장로는 1968년부터 맞춤양복 외길을 고수해온 양복계의 장인이다.
그는 고향인 포천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뒤 버스비만 들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 집이 가난해 고등학교 입학도 못하고 농사를 지어야했기 때문이다.
박 장로는 답십리에 살던 외숙모의 도움으로 서울 ‘미조사 양복점’ 심부름꾼으로 일을 시작해 1976년 답십리 골목에 ‘부림양복점’을 열었다.
싸고 다양한 디자인의 기성복이 인기를 끌면서 맞춤양복은 사양길로 접어들었지만 기술로 승부를 걸었다.
1995년 노동부 공인 1급 양복 산업기사로 외길을 걸어오며 각종 대회에 출전해 많은 상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0년 한국맞춤양복 기술경진대회 대상, 2014년 아시아 고베 양복기능경진대회 대상을 수상했다.
2016년에는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로 위촉됐다. 같은 해 양복점을 배경으로 방영된 KBS 주말드라마 ‘월계수양복점 신사들’에 특별출연하고 자문도 했다.
최근에는 TV조선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 출연자 정동원 군의 맞춤정장으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엘부림양복점에서 제작한 정 군의 옷을 본 사람들이 “옷이 예쁘다”며 전국 각지에서 문의가 들어왔다.
하지만 그도 늘 승승장구만 했던 건 아니다. 1980년대부터 기성복이 맞춤양복 시장을 위협하자 ‘이 일도 우리세대에서 끝나겠다’는 위기를 느낀 적도 있다.
그런 위기의 때에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박 장로의 차남 박승필 집사였다.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박 집사가 합세하면서 엘부림양복점은 제2의 창업을 하게 됐다.
먼저 맞춤양복을 브랜드화하기 위해 기존 ‘부림양복점’을 ‘엘부림양복점’으로 바꿨다. ‘하나님(엘, El)이 경영하시는 양복점’이라는 의미다.
맞춤양복 제작도 시스템화했다. ‘잘 맞는 옷을 입어야 모든 일이 잘 된다’는 생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하기 위해 ‘올인원 피팅시스템’을 개발했다.
6,000명이 넘는 고객의 체형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50년 노하우를 동원한 기술로 단 한 번의 방문으로 ‘가봉(옷을 고객의 몸에 맞추는 과정)’ 과정 없이 바로 옷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그런 노력으로 엘부림양복점을 찾는 고객의 80%가 20~30대다.
엘부림양복점이 유명세를 타면서 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 등 세계적인 유명인사와 국내 프로 스포츠선수, 예술가, 연예인 등이 엘부림을 찾아오고 있다.
박 장로는 창세기 3장 21절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과 그의 아내를 위해 가죽옷을 지어 입힙시니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하나님은 최초의 재단사이며 나는 그분의 수제자”라고 활짝 웃었다.
박 장로의 남은 소원은 아들이 장인으로, 큰 기업가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다.
아들 박승필 집사는 가업을 이어 받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브랜드 ‘유니클로’처럼 양복점을 키우는 게 꿈이다.
엘부림양복점 연락처: 02)2245-6000, 010-5203-6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