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세움운동협의회, 작은교회 위한 목공세미나

우리 교회 성구, 내 손으로 ‘뚝딱’ 장비 · 재료비 전액 무료 십자가 · 기도의자 제작 크라이스트리목공학교 협력

2021-03-17     황승영 기자

“교회마다 스타일 등이 다르기에 공산품이 채워줄 수 없는 내 교회의 특성에 맞는 용품을 직접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지난 3월 11일 경기 양주군 에버그린호텔 별관 목공실습장. 크라이스트리목공학교 교장 모세형 목사의 말을 듣는 작은교회 목회자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하나라도 놓칠까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이들은 ‘우리 교회 성구 내 손으로 만든다’는 목적으로 한국교회세움운동협의회(대표회장 김학필 목사, 이하 한세협)가 주최한 ‘2021 작은교회를 위한 목회자 목공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들이다.

한세협은 목공을 활용해 작은교회 목회자들에게 자신감과 창조 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크라이스트리목공학교 등과 함께 목공세미나를 열었다.

형편이 어려운 작은교회 목회자들을 위해 열린 만큼 장비와 재료비는 물론 전액 무료다. 다양한 장비를 써야 하는 ‘목공예’의 특성상 참가자들이 장비를 올바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장비 사용 교육이 선행됐다.

모세형 목사(연곡효성교회)는 기초적인 목공 제작 개념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장비 힘에 맡겨야지, 여러분의 힘으로 목재를 자르려고 하면 안 됩니다.”

강사의 조언에 목회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모 목사의 이론 강의가 끝나자 곧바로 목공 실습이 시작되었다.

이날 실습 과제는 ‘기도 의자’와 십자가 만들기다. 참석자들은 테이블쏘, 각도절단기, 트리머, 라우터, 샌딩기 등 난생 처음 접한 생소한 장비들이 낯설었지만 친절한 시범에 맞춰 금세 장비 사용법을 익혔다.

실습장은 곧바로 드릴 소리, 망치질 소리로 시끄러워졌다. 밀대를 활용해 보다 안전하게 목재를 절단하고 각도절단기로 필요한 각도에 맞게 나무도 잘랐다.

까슬까슬한 목재 단면을 직접 사포질하는 소리가 한동안 오고 간 뒤에는 그럴듯한 작품들이 들려 있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십자가와 기도의자를 만든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재밌고 보람을 느낀다”며 높은 만족을 표했다.

최숙영 목사(토당교회)는 “기도의자를 만들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내가 만든 기도의자에서 매일 무릎 꿇고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숙 목사(만나교회)도 “목공이 남자만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손으로 직접 만들게 돼서 너무 기쁘다”며 “할 수 있다는 의지만 있으면 목공이든 뭐든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목공예를 배워서 교회에 맞는 성구를 만들고 수리하고 싶다는 목회자도 있었지만 더 정교한 기술을 배워서 작은교회 수리에 필요한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는 목회자도 있었다.

이상의 목사(행복한전원교회)는 “작은교회와 어려운 교회를 리모델링 하는데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며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아서 기술을 배워 은퇴 이후에 사역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그런 차원에서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를 주최하고 후원도 아끼지 않는 김학필 목사(한세협 대표회장)는 “나무를 다듬는 목공처럼, 목회자 스스로를 다듬는 목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우리도 비록 못났지만, 주의 말씀으로 깎여지고 다듬어지면서 하나님 앞에 훌륭히 쓰임받는 존재가 될 것이다”며 “오늘 함께 십자가와 기도 의자를 만들며, 얼마든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진식 목사(홍천벧엘교회)와 박운암 목사(작은교회행정목회코칭연구원 대표)도 축사와 격려사를 전했다.  

이날 세미나에 앞서 열린 개회예배는 백성도 목사(곤지암교회)의 사회로 모세형 목사의 대표기도와 의정부 시립합창단 수석 강석근 집사의 특송에 이어 교단 부총회장 지형은 목사가 설교했다.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우리도 일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지 목사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이 땅에서 목수 일을 하신 예수님의 사역을 보면 목공과 목양이 연결된 것을 알 수 있다”며 “오늘 목공 세미나를 통해 그리스도께서 하신 ‘내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는 말씀이 힘차게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