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급 행정고시 합격한 최민지 청년(풍동교회)

기도하고 말씀 보는 마음으로 공부, 수험기간  하루 3시간 이상 기도 시험장서 성경 읽으며 총 4독, 국제통상 전문가로 무역강국 꿈 꿔

2021-01-13     황승영 기자

일산 풍동교회(이종준 목사) 최민지 청년(28세·사진)이 2020년도 행정고시(국가공무원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경쟁력이 높기로 소문난 ‘국제통상’ 부문이다. 국제고등학교와 이화여대 영어영문과를 졸업한 그녀는 “대한민국을 무역 강국으로 이끄는 국제통상 전문 공무원이 되겠다”는 야심찬 꿈을 밝혔다. 

그녀의 이번 행정고시 합격은 낙방 등 온갖 어려움을 믿음으로 이기고 3년 만에 꿈을 이뤄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사실 최 청년은 학창시절 외교관을 꿈꿨다.

세계를 누빌 수 있는 외교관을 동경하며 국제고등학교에 들어갔지만 어느 한 순간 자신감을 잃고 그 꿈을 접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해외 마케팅 업무를 맡아 해외 출장도 종종 다니며 능력을 인정받는 듯 했지만 2년도 안 돼 내쫓기듯이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레 찾아온 변화에 당황스러웠지만 뜻밖에도 대기업 공채에 도전해 단번에 서류시험에 합격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 믿고 기도하며 최종 합격을 기다렸다.

그러나 최종 임원 면접에서 낙방했다. 그녀는 “이럴 거면 왜 서류심사에 합격시켜주셨느냐고 시간만 허비했다”며 하나님을 원망하고 말도 안 되는 불평만 늘어놓았다.

그러나 실패는 그녀를 단련시켰다.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찾으며 기도하던 중 행정고시에 도전하게 된다.

회사를 다니다 20대 중반을 넘어 시작한 ‘행정고시’는 쉽지 않았다. 나름 1년 넘게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지만 결과는 1차 시험 낙방이었다.

승승장구하는 주변 친구들을 바라보며 밀려드는 부러움은 어느 순간 열등감이 되어 스스로를 자책케 했고, 이는 또다시 하나님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졌다.

이후 2~3개월간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런데 방황 속에서 그녀는 “다시 공부하기 위해 하나님을 붙잡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시험에 대한 압박 탓에 양보할 수 없던 공부시간을 과감히 내려놓고 새벽기도를 시작했다. 성경통독도 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계속되던 어느 날 예배당의 십자가를 보니 눈물이 흘렀다. 이때 끝까지 덜어내지 못한 원망과 열등감이 눈 녹듯 사라지며 마음이 편안해 졌다. 

사실 그녀는 공부하며 주일에 교회를 가는 것조차 낭비라 생각했고, 신앙생활이 합격의 방해물로 느껴졌다. 그런데 기도하고 예배하는 시간이 기다려지고 즐거워졌다. 공부가 힘들거나 자신이 없어질 때마다 하나님께 기도로 매달렸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험장에서도 성경을 읽으며 마음을 다졌다. 이렇게 수험 기간 내내 성경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그녀는 성경을 4회나 완독했다. 그리고 1차 시험(PAST)에 합격했다. 

합격의 기쁨은 잠시뿐이었다. 합격자 발표날 아무 이유없이 넘어져 다리의 인대가 파열됐다. 2차 시험은 5급 공채의 핵심이어서 더 많은 집중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그때부터 그녀는 기도에 더 매달렸다. 아침 점심 저녁 하루 3번씩 30분간 다니엘 기도를 시작했다.

주말에는 기도실을 찾아가 1시간 이상씩 기도했다. 이렇게 깊은 기도에 빠졌을 때, “너의 실력과 관계없이 내가 일을 이룰 것이다. 이 산지를 너에게 넘겨주겠다”라는 응답을 받았다. 기도를 통해 응답하신 하나님은 2차 시험에서 그대로 이루어주셨다.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던 부분이나 설마 나올까 했던 문제가 나와 아찔했지만 ‘하나님께서 도와 달라’고 기도하면 이전에 교과서에서 읽었던 내용이 생각났다. 시험 직전에 본 그래프가 그대로 출제되기도 했다. 

특히 영어시험과 면접에서는 중소기업에서 담담했던 AI 분야가 나왔다. 대기업 시험에서 봤던 문제가 다시 나왔을 때는 그녀의 모든 삶이 하나님의 계획 중에 있었음을 새삼 깨달았다.

그녀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3년 만에 행정고시에 최종 합격했다. 그가 꿈꿔오던 외교 통상 분야에서 꿈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5월부터 연수를 시작으로 국가공무원의 길을 걷게 되는 그녀는 “뛰어난 지능보다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믿었기에 합격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공직에서 어떠한 정책이든 주님께 맡기고 겸손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