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불손한 기독교 이미지 벗기 해법은?

복음주의신학회 학술대회, “도덕성 회복·세상과 공적 소통 해야”

2011-04-28     황승영 기자

 

 

‘한국교회가 오만하다’는 불만의 소리가 최근 더 자주 들린다. 이슬람 채권법 반대운동과 여기에서 비롯된 어느 원로 목사의 대통령 하야 발언, 그리고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의 무릎을 꿇리면서 다종교 다문사회에서 기독교의 오만이 극에 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교회의 순수한 전도 열정도 중요하지만 ‘무례한 기독교’, ‘버릇없는 종교’로 낙인이 찍힌다면 복음전도는 커녕 한국교회의 설자리도 잃을 수 있는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 최갑종 교수, 백석대)가 지난 4월 23일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최근 한국교회의 이러한 ‘복음과 상황’을 놓고 학술발표회를 가졌다.

‘복음과 상황(고전 1:21) 예루살렘과 아덴’이란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교수)는 한국교회에 만연한 기복주의 신앙과 비윤리적인 행위를 질타하고 성경적인 세계관을 통해 윤리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발제에서 “최근 불신자들이 기독교에 대한 불신감이 얼마나 심각한지 ‘오만 불손’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면서 “기독교인들이 세상에 접촉할 수밖에 없는데, 기독교가 세상을 변화시키기보다 오히려 교회가 세상에 감염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손 교수는 또한 “(한국교회가) 경제, 사회, 정치적으로 힘이 있더라도 철저하게 낮아지고 섬겼다면 사회적인 미움과 질투를 적게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기독교가 힘을 너무 과시하고 신실성이 약해서 신뢰도가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이러한 한국교회의 문제를 유교와 샤머니즘 문화에서 비롯된 기복주의 신앙과 도덕불감증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손 교수는 유교와 샤머니즘 문화에는 인격적 신과 내세가 없어 내면을 살피는 감시자가 없고, 신상필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보니 도덕성 떨어지고 이 세상에서의 입신양명만 추구하게 되었는데, 기독교가 이런 부정적 문화를 바꾸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에 동화되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손 교수는 이날 “인격적인 하나님이 우리 내면에 존재한다는 기독교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우리 내면에 인격적인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확신을 갖는다면 함부로 행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윤리적으로 생활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기본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면서 한국교회가 윤리적인 질서 회복과 도덕적 민감성을 키우는데 주력해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울의 덕 사상과 덕 철학의 접점 찾기’란 제목의 주제 발제한 최승락 교수(고신대)도 “현재 한국 교회는 공공사회로부터 이탈돼 하나의 고립된 섬처럼 존재하는 형국이 되어간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도 바울이 소유했던 ‘아레테 사상’, 곧 ‘덕’이라는 덕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 넓은 공공 영역 속에서 예수의 삶을 추구하고 세상과 공유하는 길을 계속적으로 모색해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밖에‘한국의 다종교, 다문화 상황 속에서의 기독교 복음’을 주제로 발표한 이은선 교수(안양대)는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학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독교 복음과 신앙의 공적 영역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고 분석한 이 교수는 “다종교와 다종파의 사회에서  한국사회 전체의 건전한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건전한 정교분리의 실천방안과 윤리의 정립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래종교로 인식되는 기독교의 배타적인 분위기를 복음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