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목회, 놀토를 활용하자
체험학습, 자연탐험 등 활동 프로그램으로 활기충전
어린이제자훈련 등 영성과 신앙 기초한 프로그램도 필요
전국의 초중고생들은 매월 둘째 넷째주 노는 토요일(놀토)을 손꼽아 기다린다. 공식적으로 학교를 가지 않고 놀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큰 탓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한달에 두 번이나 돌아오는 놀토가 골치 아프다. 매번 특별한 이벤트를 해 줄 수도 없고, 토요일에도 쉬지 않는 직장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양한 놀이와 체험프로그램으로 부모를 대신해 놀토를 책임져주는 교회들이 주목받고 있다.
놀토 시행 초기부터 교회들은 놀토를 특별활동 프로그램을 하는 날로 정해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이들을 수영장, 극장 등을 데리고 다니기도 하고, 들로 산으로, 또 박물관으로 체험학습을 떠나는 교회들도 계속 늘어 나는 추세다.
금곡교회(임재성 목사)는 놀토시행 초기부터 지역아이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을 실시한 바 있으며, 동대전교회(허상봉 목사)는 어린이들에게 순교신앙을 심어주기 위한 순교지 순례 프로그램을 시행해 눈길을 끌었다.
일주일에 한번 교회에 오던 아이들이 교회의 놀토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재미를 느껴 동네 친구들도 데려오는 일도 생겨났다. 교회의 놀토 프로그램이 어린이 전도에 결실까지 맺게한 것이다. 어린이 뿐만 아니라 청소년목회에도 놀토는 교회에 마음을 열게하는 중요한 접점이 되고 있다.
은혜교회(권선형 목사) 교육담당 김진규 목사는 교회 청소년들과 어울려 노는 것으로 놀토를 활용하고 있다. 김진규 목사는 “놀토 때마다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놀토에는 아이들과 함께 조조영화를 보거나 축구, 야구 등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면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는 못해도 아이들과 교감을 나누고, 교회를 오고싶은 곳으로 느끼도록 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놀토를 어린이목회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회성 이벤트만으로는 부족하다. 신나게 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교회에 재미를 붙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놀토가 온전히 ‘노는 토요일’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역촌교회(이준성 목사) 교육담당 이윤정 목사는 “놀토 학습이나 놀이 모두 교회교육의 연장선이 되어야 한다”면서 “아이들의 신앙과 영성을 성숙시킬 수 있는 교육이 실현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촌교회는 이를 위해 ‘어린이제자양육’을 놀토 프로그램의 하나로 계획중이다. 놀토를 재미 뿐만 아니라 신앙까지 키울 수 있는 어린이목회의 발전안으로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신촌교회(이정익 목사)의 경우 다채로운 놀토 프로그램을 학기별로 구성해 연간 지속적인 교육과 모임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어린이한자 배움터’, ‘어린이소리터’, ‘어린이 토탈 공예터’, ‘장기체스교실’등 다양한 체험교실을 만들어 아이들의 관심도에 따라 반을 선택하고, 직접 배울 수 있도록 진행하는 점이 특징적이다.
교육담당 김덕주 목사는 “일회적인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연속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해 재미와 성취감, 결실을 맺고 있다”면서 “교회건축 때문에 활동장소가 제약받아 현재 다소 주춤한 상황이지만 건축이 마무리 된 만큼 다시 활동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놀토를 활용하는 교회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아직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교회들도 많다.
중앙교회 조문섭 목사는 “놀토의 중요성은 어린이목회를 하는 많은 교역자와 교사들이 알지만 막상 인력과 시간, 재정 걱정때문에 아직도 시작하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놀토에 함께 모여 무엇이든 하며 어울리고, 대화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놀토활용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재미와 즐거움으로 아이들에게 노는 토요일 교회에 오고 싶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고, 놀고 체험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사랑을 느끼고, 배려와 이해심을 배우고 또 신앙도 채워나갈 수 있도록 한다면 노는 토요일은 어려운 어린이목회에 생기를 불어넣는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놀토에는 아이들과 인근 학교 운동장에 나가 뛰어놀기도 하고, 교회로 돌아와 간식을 나누며 잠깐 중보기도의 시간을 가져보자. 가볍게 뗀 첫걸음이라도 한발 내딛는다면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전진해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