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전화 자살예방 캠페인 ‘생명사랑 밤길걷기 대회’
중앙교회 90여명 참여 … “생명의 소중함 새겨”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밤길을 걸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체험하는 자살예방 캠페인 ‘해질녘서 동틀때까지 생명사랑 밤길걷기’ 행사가 지난 9월 11일 저녁 7시부터 서울 시청 일대에서 개최됐다. 한국생명의전화에서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1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5km와 9.1km 구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중앙교회 2년째 동참
이날 행사에는 지난해에 이어 중앙교회(한기채 목사) 성도 90여명이 참여해 생명사랑캠페인에 동참했다. 5살 아이부터 60대를 넘긴 장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모인 중앙교회 참가단은 5시30분부터 시청광장에 모여 생명사랑을 새겨넣은 티셔츠를 맞춰입고 대회참가를 준비했다.

삼삼오오 짝을 이뤄 재잘재잘 수다에 여념없는 여중고생 아이들과 ‘재미있을 것 같다’며 눈을 반짝이는 남학생들의 모습에서 설렘이 느껴졌다.
고3인 김성령 양은 “올해로 두 번째 참가하는 건데 길을 걷고 행사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생명을 사랑하는 일이 되고,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게 좋아서 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작년에 33km를 완주했으니 올해도 문제없다”는 60세 김득자 권사의 자신만만한 선언은 밤길을 걷는 게 쉽지는 않을꺼라 내심 걱정하는 장년들에게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저녁 6시, 성우 배한성 씨의 사회로 유명 대중가수와 대회 관계자들의 인사 등 식전행사가 열리고 이어 본격적인 걷기대회가 시작됐다.
‘중앙성결교회’라고 쓴 깃발을 흔들며 중앙교회 성도들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너무 많은 인파에 일행을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라 자연스럽게 다른 교회나 지역, 학교에서 참가한 사람들과 섞여 걷게 됐다.

송진아 양(고2)은 “출발이 조금 늦었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근데 옆에 사람들한테 어디로 걸어야 하나 물어보면서 얘기도 했는데 원래 알던 사람들인 것처럼 친근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중앙교회 참가팀이 선택한 코스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청계천을 거쳐 오간수교(동대문)를 돌아 다시 시청 앞 광장으로 오는 2시간 남짓한 5km 코스. 많이 멀지 않은 거리지만 ‘생명’이라는 생소한 주제를 생각하며 중간중간 미션을 수행하며 걷기에 가깝지만은 않은 거리였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함께 있어 재미있고 즐겁다고 입을 모았다.

‘소중한 생명’의미 되새겨
처음엔 마냥 재미있는 경험으로만 생각하던 아이들은 걸음이 쌓이고 생명의 의미를 떠올리게 하는 미션을 할 때마다 ‘생명’과 ‘죽음’, ‘가족’과 ‘친구’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혼자의 생각 속에 빠져드는 모습이었다.

참가자들은 남모를 걱정을 돌에 담고 그 돌을 물속에 가라앉혀 슬픔을 승화시키는 ‘세드스톤 미션’으로 자신의, 친구의, 가족의 고통을 떨쳐 버리기도 했다.

박재우 목사(중앙교회 부목)는 “아이들이 걷기대회를 통해 얼마나 많은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지 모른다”면서 “지난해 처음 참가한 후 아이들이 부쩍 성장한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밤길걷기 참가자들이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고, 입관체험으로 죽음의 기분을 엿보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

함께함으로 극복합시다
상쾌한 가을바람에 나들이 나온 듯 하다던 배월진 권사는 “혹시 이순간에도 삶을 포기할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생명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이렇게 밤길을 걷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삶을 더 소중하게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걷기대회를 끝낸 후에는 종이봉투에 ‘희망과 비전’을 적고 그 안에 불빛을 담아내는 마지막 미션을 수행했다. 

박희우 양(중3)은 “옆에 있는 사람과 의지하며 걸어서 힘들지 않았고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의외로 빨리 도착해서 좋았다”고 말하고 ‘하나님께서 저를 위해 계획해 놓으신 비전을 찾고 주님의 자랑스러운 자녀가 되게 해 주세요’라고 적은 희망의 메시지로 서울광장을 환하게 밝혔다.

한편, 이날 부대행사로는 수의를 입고 관에 들어가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입관체험 코너도 마련되어 눈길을 끌었다. 관에 누운 후 뚜껑을 닫고 망치질 소리까지 재현해 ‘죽음’의 느낌을 체험하는데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다.

한국생명의전화 이사를 맡고 있는 한기채 목사는 “생명의 소중함이 잊혀져가는 이 시대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보다 먼저 생명을 사랑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면서 “천금보다 귀한 생명을 지키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돌보는 것은 남녀노유를 떠난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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