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족쇄’풀렸지만 찬반 양론 팽팽
세계화 위상·제고 ‘긍정’ 신학적 문제·정치지향 ‘반대’

교회협 재가입(복귀)은 형제교단인 예수교대한성결교회와 통합하는 문제와 함께 오랫동안 우리 교단의 숙제였다. 하지만 교단은 지난 1999년 총회에서 예성과의 통합논의에 집중하기 위해 ‘향후 5년간 거론하지 않기로 결의’하면서 교회협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이후 10년간이나 이 문제는 숨겨졌다.

▲ 제102년차 교단 총회 모습

‘논의 불가’ 5년간의 족쇄 성결교회는 10여 년간 예성과의 통합에 진력해 왔다. 하지만 성결교회 100주년인 지난 2007년 교단 명칭 예성 수용과 3~5년간 총회장 양보 등을 담은 예성측 요구를 전폭 수용한 통합 안을 예성이 거부하며 사실상 10여년의 통합노력이 무산됐다. 실제로 예성과의 교류협력도 중단됐다. 이제 더 이상 교회협 재가입 문제를 수면 아래에 둘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런 배경으로 지난해 6월 전병일 총회장이 당선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 교회협 복귀를 언급했고, 이후 임원회 논의와 지역별 실행위원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 2월 지방회에 교회협 재가입 논의를 공식 요청하게 된 것이다.

이미 20여개 지방회에서 교회협 재가입 청원안을 총회에 상정하였으며 셋째 날 각 부서별 청원안 논의를 통해 총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교단 내부의 여론은 찬반양론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총회 당일 처리에 교단 안팎의 관심이 쏠려 있다.

교회협과 한국성결교회의 역사

교회협은 1923년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를 모태로 1946년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구세군과 선교부 및 교회기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창립되었으며 본 교단은 3대 회장으로 박현명 목사가 선임된 바 있으며, 김창근 천무봉 한명우 박명원 목사 등이 실행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하지만 1960년초 교회협(NCC)과 복음주의협회(NAE) 가입 회원들의 갈등과 논란 속에 몇 차례 교단총회에서 교회협 탈퇴안이 부결되면서 이에 항의하며 일부 인사들이 신앙동지회를 조직하고 이것이 교단 탈퇴와 예성교단 조직으로 나아가면서 결국 교단 분열을 가져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단은 성결교단 분열을 막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교회협 등의 탈퇴를 선언하게 된 것이다.

비록 교회협을 탈퇴했지만 성결교회는 찬송가위원회와 성서공회, 기독교방송(CBS), 대한기독교서회 등 다양한 연합기관에 참여해 교회 연합사업을 전개했다. 1990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조직되었을 때에도 본 교단은 주축 교단으로 참여해 한국교회 연합사업을 펼쳐왔고 세계선교협의회, 부활절예배위원회 등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러나 교회협은 분열의 아픈 기억으로 인해 일부 인사의 개별적 참여 이외는 어떠한 연합활동도 하지 않았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교단의 세계화 문제와 동구 사회주의권 선교, 한국교회 다양한 연합기관에서의 성결교회의 지도력 강화 등의 이유로 교회협 가입문제가 다시 제기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예성과의 교류협력의 강화가 이뤄지고 성결교회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교회협은 ‘5년 논의 중단’이라는 족쇄아닌 족쇄에 갇히게 됐다.

교회협 가입에 대한 찬성 입장

교회협 재가입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성결교회의 세계화와 해외선교, 북한선교에서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세계교회에서 한국교회협은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교회협 회원이라는 것은 세계교회에 한국성결교회가 정통 교단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러시아나 사회주의권 선교에서는 교회협 가입이 선교사의 신분보장과 해당국가 기독교교단과의 협력사역에 유리하며 유럽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해외유학생의 장학금과 학위 수여도 교회협 가맹교단인 점이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보수적인 오순절 교단,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가 1996년 교회협 가입을 결정, 지금까지 세계선교에서 이득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교회협 가입은 국내 연합기구 활동에서 교단의 지위와 역할을 높이는데도 크게 도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례로 기독교방송 이사장, 기독교서회 사장 등을 비롯해 연합기관 활동에서 본 교단은 비가맹교단이라는 한계로 교단 규모 만큼의 지위를 획득할 수 없었다. 하지만 교회협 가맹교단이 될 경우 연합기구에서 성결교회의 지도력을 높일 뿐 아니라 교단 인사의 대외적인 활동에도 상당한 위상제고를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교회협 가입에 대한 반대 입장

하지만 교회협 가입에 대한 반대도 만만찮다. 반대론자들은 정부에 대해 비판적이고 정치참여적인 교회협의 활동에 대한 문제제기와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 경향성에 대한 문제, 하나님의 선교의 신학적인 문제 등을 지적하고 있다. 최근 교단 주요 인사들이 발표한 성명서와 신학정책위원회 세미나에서 발표된 박명수 교수의 글이 대표적인 경우다.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교회협은 사회적 문제나 이슈에서 진보적 입장을 발표하고 진보적 사회참여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다. 이러한 교회협의 활동은 정치사회적 입장에서 보수적인 성결교회와 다소 차이가 있고 대외적인 입장발표와 같은 경우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또한 반대론자의 주장처럼 교회협 전체를 종교다원주의나 혼합주의로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교회협의 일부에 엄연히 종교다원주의나 혼합주의에 개방적인 성향이 존재한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또한 교회협 가입으로 인해 세계교회협의회와 협력의 문제가 제기된다는 점에서 신학적인 영향 또는 갈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얻을 실익·부정적 영향 판단해야

하지만 본 교단에서 전개되고 있는 찬반양론은 다소 추상적이고 이념적인 측면에 갇혀 있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교회협 가입의 실익과 우려지점을 정확히 고찰하여 교단 총회가 판단하고 이를 통해 교단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세계선교에 유익이 된다는 찬성론자의 주장은 과거와 달리 사회주의권 선교에서 교회협 가입교단이라고 큰 이익을 얻기 어렵다는 반대론자의 상황변화 주장이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론자 또한 교회협과 세계교회협 일부의 시각인 종교다원주의나 혼합주의를 마치 교회협과 세계교회협 전체의 시각으로 주장하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 점에서 교회협 재가입 문제는 교단에 미칠 실제 이익과 부정적 영향을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교회협 총회 자료집과 헌장에 따르면 성결교회가 교회협에 재가입 한다면 총회 대의원은 27명, 실행위원은 7명, 11여개 위원회에 11여명이 배정될 것으로 보이며 총회장은 임원회에, 그리고 일부 교단 인사들이 프로그램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약 50여명이 교회협에서 활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비는 기하성 등의 교단 기준으로 할 때 1년에 약 5천만원 정도로 한기총 회비와 규모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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