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적 체질 개선으로 위기를 돌파하라

미래를 예측하는 것만큼 확률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위험한 일은 없지만 교회가 직면한 현실은 ‘코로나 블루’만큼이나 우울해 보인다. 얼마 전 미국의 리서치기관인 ‘바나 그룹’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자. 이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예배를 드려야했던 4월말에서 5월초 기간 동안 실시했던 주일예배 출석에 대한 조사였다.

코로나 초기에는 예상보다 높은 예배 참여율과 적극적인 헌금 등으로 교회의 저력을 보는 듯했다. 그런데 이번 조사는 달랐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기존 신자들 가운데 자기 교회의 온라인 예배를 참여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5%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다른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14%와 여러 교회를 바꿔가며 참여한다는 성도들도 18%나 되었다.

그러나 더 충격적인 것은 이 기간에 32%의 성도들이 전혀 예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응답이었다. 물론 젊은 세대들의 이탈 률은 훨씬 높았다. 무려 50%의 밀레니얼세대들이 예배 참여를 중지했다. 불과 몇 달 만에 코로나가 던져준 충격은 가공할 만 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주일 예배가 재개된 이후 회복률이 50~60%라는 결과가 보고되고 특히 30~40대 층이 대거 이탈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코로나가 종식 되어도 20~30%의 교인과 헌금이 줄어들 거라는 예상은 미국과 큰 차이가 없다.

교회가 전성기를 지나고 최대 위기를 맞이한 것이 틀림없다. 사회학적 관점으로 본다면 원래 교회의 자리, 즉 주변부로 옮겨간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작금의 현상은 초대교회 상황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질적 차이를 보인다.

한국교회는 앞만 보며 달려오느라 보지 못했던 내면의 진실을 보며 전면적 개혁을 실시해야 하는, 어쩌면 마지막 골든타임이 주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런 절박한 상황 속에서 생명력을 가진 교회들은 어떤 특징을 가질까? 위험과 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도 전의 길을 가는 교회들이 궁금하다. 감사하게도 필자는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네트워크에 속해 현실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찾는 여러 교회 리더들과 호흡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매주 혹은 격주로 온라인미팅과 세미나를 하며 시대적 현실과 마주해 왔다.

그곳에서 발견한 아주 단순한 사실이 있다. 위기에 강한 교회는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고 평상시 교회의 체질과 구조를 변화시켜왔던 신앙공동체라는 점이다. 교회의 존재이유가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있으며 지역과 세계선교를 위해 흩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교회들 말이다.

그중 한 사례를 보자. 개척한지 4~5년 정도에 성인 출석 교인이 50~60명 정도 되는 이 교회는 코로나 이후 오히려 헌금이 늘고 온라인출석 성도 수도 늘어난 케이스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사실, 이 교회는 교회 개척부터 선교적 교회를 표방하며 성도들을 강하게 훈련해왔던 교회다.

평상시에도 지역사회 봉사와 전 교인이 참여하는 단기선교를 주기적으로 실시했고, 여름이면 더 작은교회를 섬기기 위해 몇 주 씩 타교회로 성도들을 내보내는 훈련을 했다. 성도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는 그들의 믿음을 시험하고 단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이런 교회도 있다. 중형 교회로서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었던 이 교회는 소그룹사역을 선교적공동체로 전환시키기 위해 지난 수년 간 체질 개선을 해왔다.

리더들의 의식전환을 위해 학습공동체를 만들고 다양한 세미나와 말씀교육, 훈련을 통해 선교적 DNA를 불어 넣었다. 처음에는 이런 변화를 추구하는 담임 목회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리더들이 많았다. 지금도 충분히 좋은 데 왜 다른 방향을 가려 하느냐는 불만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시대를 보는 눈이 열리고 본질에 대한 더 깊은 자각을 하게 되자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변화를 받아 들이되 선도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리더와 성도들이 공감하게 됐다.

이 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다. 이 교회는 그 어떤 교회보다 빠르게 대응했다. 긴급 회의를 통해 위기에 처한 성도들과 지역사회, 주변에 있는 약한 교회들을 돕는 일에 발빠르게 움직였다. 놀랍게도 지역사회를 돕는 일에 평상시 보다 더 많은 헌금이 모였고 더 많은 성도들이 참여했다. 선한 일을하기 위해 모인 당회 역시, 단 몇 분 만에 결정을 내리는 일사불란함도 보여 주었다.

위기는 고통스럽다. 그렇지만 위기는 자아의 실상을 보여주는 거울이 된다.
위기가 닥치자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통해 소비주의적 성도를 만들고 그 크기와 규모를 즐겼던 교회는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음이 드러났다.

진짜 교회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성도들을 준비시키고 세상을 위해 보냄을 실시하는 교회 들이 마지막 사명을 감당할 것이다. 위기의 시대, 우리의 현실을 진단하고 본질에 뿌리를 내리며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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