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주 교회서 수십명씩 집단 감염
한교총-교회협 이례적인 공동 기자회견

교회 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 류정호 김태영 문수석 목사, 이하 한교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윤보환 목사, 이하 교회협)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협력 방안’을 발표하고 전국 교회가 여름철 성경학교와 캠프 등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요청했다.

실제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서는 지난달 24일 교회 성가대 연습에 참여하고 교회 MT에 참석했던 30대 여성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모두 3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경기 수원시 수원중앙침례교회 소모임에서도 2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경기 안양시 주영광교회에서도 18명의 확진자가 나와 방역당국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교회 내 감염은 수도권에 국한되지 않았다.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일곡중앙교회와 광주사랑교회 등에서 모두 3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광주시와 전남도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던 대응 지침을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하거나 전환을 검토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해 감염이 계속 된다면 정부는 불가피하게 종교시설을 고위험시설로 지정하고 강력한 제한 조치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정 총리는 “최근 교회와 사찰 등 종교시설을 통한 감염사례가 수도권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연일 발생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종교시설에서 감염된 비율이 40%를 넘고 있다”고 지적하고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예배나 법회에서는 반드시 방역수칙을 지켜주기 바라며 그 밖의 소규모 모임 등 밀접 접촉을 유발하는 종교활동은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교회 내에서는 성남 은혜의강교회, 서울 동인교회, 부산 온천교회, 개척교회 목회자 모임과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등 여러 교회 및 단체, 소규모 모임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바 있다. 그러다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또다시 교회 모임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나타난 것이다.

이에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교총과 교회협은 지난 2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재확산 위기를 막기 위해 교회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특히 전국 교회가 7월 여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과 관련해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

한교총과 교회협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교회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양 기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교회의 5대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5대 협력 방안은 △당국의 권고에 따른 방역조치를 더욱 철저하게 시행하며 유의할 것 △교회 안팎에서 진행하는 소그룹 모임과 교제 모임은 자제하고 불가피한 모임은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킬 것 △여름철 진행되는 성경학교와 캠프 등 모든 행사를 계획 단계에서부터 취소나 축소 또는 연기를 고려하고 온라인 진행을 활용할 것 △여름행사를 진행하더라도 철저한 방역을 시행하며 숙박과 음식물 제공은 피할 것 △모든 교인은 생활 속 방역에 책임있게 참여하고 코로나19 치유와 극복을 위해 기도할 것 등이다.

공동대표회장 류정호 목사(직전 총회장)는 “교회가 코로나19의 진원지는 아니지만, 모임에서 전염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사회적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전국의 교회가 최선을 다해 방역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던 초기의 모습으로 돌아가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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